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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재 좌담 / 코로나19 ②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한국이 모든 면에서 가장 좋은 위치, 포스트 코로나 국제체제 주도할 수 있다”

최원정(커뮤니케이션팀장) · 이윤서(SD)

2020.03.31 524

“지금이야말로 거품 걷어내고 혁신투자 집중할 적기”


최원정 커뮤니케이션팀 팀장 · 이윤서 SD

왼쪽부터 홍윤철 서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김원수 여시재 국제자문위원장, 김희수 KT경영경제연구소장, 전병조 여시재 특별연구원

코로나19는 언제, 어떤 형태로 가라앉을 것인가. 나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인가. 지금은 당장의 방역, 생활지원이 중요하다. 국가 행정력은 여기에 집중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 이후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세상을 넓고 깊게 바꿔놓을 것이다. 아마도 사회와 경제질서, 국가 거버넌스, 국제관계에까지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노멀이 포스트 노멀이 되고 언젠가 다시 새로운 노멀의 세상이 올 것이다. 차근차근 준비해나가야 한다. 이 미지의 길은 한국에게는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재)여시재는 지난 몇 년간 인류의 산업문명 질서가 한계에 이르렀다고 보고, 그 이후를 내다보는 연구를 계속해왔다. 여기서 축적된 지식을 바탕으로 새롭게 열린 상황에 맞춰 조정된 컨텐츠를 꾸준히 발신할 계획이다. 여시재는 그 중 하나로 현재의 상황을 평가하고 국가와 시민사회가 닥친 과제를 점검하는 좌담회를 열었다. 그 내용을 두 번에 걸쳐 공유한다.

(순서)

1. 평가 (링크)

2.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참석자)

의료 : 홍윤철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WHO 정책자문관)

거버넌스 : 김원수 여시재 국제자문위원장(전 UN 사무차장, 군축고위대표)

경제 : 전병조 여시재 특별연구원(전 KB증권 사장)

디지털 : 김희수 KT경제경영연구소장

“남반구 막는데

글로벌 차원 대응해야”

홍윤철 = 바이러스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말은 일반적으로 맞지만 이번 코로나19에도 적용할 수 있을까. 결핵과 같은 경우, 병과 같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전파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같이 생활하더라도 의학적 대처를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전파력과 치명률이 큰 병과는 함께 사는 게 어렵다. 영국에서 코로나19를 조절하기 어려우니 집단면역이(70%) 형성돼야 한다고 말하는데, 우리가 이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 조기 종식을 최선의 정책으로 가져갈 수밖에 없다. 핵심적인 것은 북반구는 질병이 퍼졌지만 다행히 선진국들이 모여있어 수습하지만, 남반구는 대처 방안이 없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글로벌 차원에서 최선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한국 모형을 남반구에 까는 방법 같은 것들이다. 우리도 낙관론이 많아 초기 정책에서 실패했지만, 초기 억제 정책을 조금 더 강화한 모델에 우리의 의학적 대처 방안을 깔아주면 글로벌 차원에서는 가장 성공적인 시나리오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대도시 밀집 방식 바꿔야”

김원수 = 백신과 치료제가 나와야 심리적 안정이 이뤄질 것이다. 집단 면역이 생기기 전에 백신이 개발되고, 그 시간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하지만 그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가. 바이러스에 대응하면서 인류가 얻어야 할 교훈은 장기적이고 큰 문제, 즉 인류가 살아온 방식에 대한 자연의 반격으로 보는 것에 있지 않을까. 인류는 지속불가능할 정도로 살아왔다. 지구상의 모든 종 중에서 인류가 가장 나쁜 포식자다. 지속불가능 패턴을 바꾸는 계기가 돼야 한다. 코로나19가 인류에게 반면교사의 역할도 하지 않을까. ‘감춰진 축복(Blessing in disguise)’이라는 말이 있다. 대도시에 집중된, 그 밀집 방식을 바꿔야 한다. 불필요하게 몰려다니고, 대면해서 하는 일들. 모이는 것도 온라인으로, 교육이나 의료 서비스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렇게 갔어야 하는 것을 이 바이러스가 촉진시키는 것이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기 때문에 시행착오가 있을 것이다. 시행착오에서 제대로 배워야 한다. 그래야 더 나쁜 시행착오를 막을 수 있다.

“우한에서 로봇 배송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

김희수 = 우리나라에서 재택근무 등의 대응책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중국이 오히려 이번 사태의 많은 원인을 제공했으면서 또 가장 대응을 지혜롭게 잘 하는 사례인 측면이 있다. 우한 지역이 완전 봉쇄되자 IT와 인공지능을 이용한 솔루션이 등장했다. 우한에 로봇을 이용해서 의약품 등 필요한 것들을 전달했다. 단기에 개발하고 투입하는 것은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다. 또 원격의료나 교육이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동안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기존 방식으로 하는 시스템 속 이해관계 때문에 진전되지 않는 한계가 있었지만, 획기적인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대면 극복 솔루션이 많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이걸 중국이 보여주고 있다. 우리도 이 기회에 적극적으로 제도 개선하고, 확실하게 대응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은 비대면 기술 갖춘

유일한 나라

차별적 경쟁력 보여줄 기회 왔다”

전병조 = 또 다른 감춰진 축복이라면 경제 거품을 걷어낼 기회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굉장한 거품이 형성돼 있다. 전 세계가 정상적인 삶을 살아오지 않았다. 그걸 걷어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다. 둘째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단순히 편리한 게 아니라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을 좀 더 깊게 인식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그 경쟁력에 따라 나라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 이를 살리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처럼 전방위 시스템을 갖추기는 어렵다. 한국은 비대면 기술 기반을 갖춘 유일한 나라다. 앞서 언급된 생활치료센터 같은 것들이 미국에서는 어렵다. 세상에서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갖춰져 있다. 상당히 차별적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다. 이 같은 상황이 3~4개월 이어진다면,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의료나 바이오가 나라의 국격을 올리고 있다. 그 차별성을 이번 기회에 잘 준비해서 이 폭풍우를 잘 견뎌내고, 폭풍이 끝나고 나면 우리의 실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가치를 지켰다

중국과 엄청난 차이”

김원수 = 차별적 경쟁력을 말했는데, 기술을 어떻게 쓰느냐에 대한 가치 부분에 대해서도 우리가 중국보다 훨씬 세계에 어필할 수 있는 소프트파워가 있다고 본다. 우리는 개인의 자유와 시민들의 자발적 협력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기술을 쓴 것이고, 중국은 통제하고 개인의 인권과 자율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썼다. 엄청난 차이다. 기술과 그 기술을 어떻게 쓰느냐의 가치 측면에서도 엄청난 차별성을 보여줄 수 있다. 또 국제 대응을 하면서 경제 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 대공황 이후 2차 세계대전이 발생했는데, 그 과정에서 보호무역주의가 등장했다. 전 세계 경제가 다 거꾸러졌고 전쟁으로 갔다. 이번에 세계가 다시 그 길로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입장을 도덕적 우위에 서서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또 가치, 인간을 중심에 둔 기술 측면에서도 말할 수 있다. 경제도 어려운 상황이 와도 개방주의적 체제를 유지하면서 이를 되돌리려고 하는 시도를 막을 수 있다.

김희수 = 앞으로 자유민주주의를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곳은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결국은 미리 감지하고 예방하고 확인하기 위해서는 점점 개인정보에 대한 접근과 활용이 필요해진다. 중국은 국가의 통제력이 강하고 독재 시스템으로 가고 있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문제 해결에 활용하고 있다. 우리가 갖춘 ICT 인프라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자유를 빼앗지 않으면서도 모범적으로 유지하려면 일정 부분 개인정보 활용에 있어 사회적 동의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동의가 전염병을 미리 막고 추적하는 과제에 쓰일 수 있다. 그게 안 되면 자유는 주어지지만 기술발전을 잘 활용하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데이터 3법 시행령

개인정보 적극 활용 방향으로 가야”

김원수 = 사이버 보안 문제를 논의할 때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를 우선할 거냐, 국가적 통제를 우선할 거냐, 그에 대한 세계적 합의가 없다. 국제적 가이드라인이 공백 상태다. 그 가치의 균형을 이 사태를 통해 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 중간에서 조절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위치에 우리나라가 있다. 그 접점을 어떻게 찾는지가 국제 거버넌스 체제를 생각해 나가는데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고, 우리나라는 양쪽에서 접점을 찾는데 가장 좋은 위치에 있다. 민주적인 시스템이 시간은 걸리지만, 일방적인 방식보다는 장점이 많다. 우리나라가 그 접점 찾는데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김희수 = 최근 데이터 3법이 통과됐고 시행령이 만들어지는 과정인데,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개인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행령이 만들어지면 좋겠다. 정보보호의 문제에 대해 사전규제보다는 피해가 발생하면 사후 규제하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이 옮겨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원격의료는 사회적 이득 아니다

의료시스템 붕괴 가능성 커”

홍윤철 = 이번에 서울대 병원이 경북 문경에 생활치료센터를 만들었다. 거기서 비대면으로 엑스레이를 찍고 본원에서 바로 진단하고 지침을 주고, 약 배달까지 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한시적으로 허용되면서 완전한 원격의료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걸 보면서 기술적으로 그렇게 하면 되겠네, 그럼 왜 그 방향으로 안 가지, 라고 생각하겠지만, 서비스의 공급자와 수혜자가 다 이익을 받아야지, 어느 한 그룹이 손해를 보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 사회적으로도 이득이 아니다. 원격의료 반대하는 그룹은 지역사회의 개원의 중심인데, 원격이라는 말 자체가 동네병원을 바이패스 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는 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것이다. 지역사회에서의 검별 같은 하부구조가 튼튼해야 원격의료도 가능한 거다. 그래서 나는 ‘원격 의료’는 나쁜 말이라고 주장한다. 원격의료 기술을 갖되, 지역사회에서 비대면 진료가 가능한 시스템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커뮤니티 플랫폼 의료로 가야 한다. 지역사회 의사가 실력을 갖추고 환자를 잘 보면 거기서 환자가 상당 부분 걸러지는 것이다. 의료시스템에 대한 고민 없이 원격의료를 논하는 것은 실현이 불가능하다. 의료 시스템을 왜곡하는 것이다. 원격의료 주장하는 사람들이 기술적 적용을 말하지만, 의료시스템에 대한 고민 없이 이야기하는 것은 받아들여지지 않을 뿐 아니라 의료를 망치는 길이다.

김원수 = 원격진료를 한다고 대형 병원으로 집중되는 것은 바이러스가 가르쳐 준 교훈과 연관해서도 생각해 볼 문제다. 대도시에 모여 사는 것과 같은 맥락이랄까. 밀집해서 살면서 큰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들이 있었다. 그러나 작은 게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점을 이번에 깨달아야 한다.

홍윤철 = 환자 발생은 지역에서 나온다. 웨어러블 기기 등 기술을 통해 지역사회에서 환자를 파악하는 그런 시스템으로 가야 한다. 지역 사회에서 발생한 환자를 중앙 대학병원에서 관리할 방법이 없다.

김희수 = 기술 관점에서 원격의료를 할 수 있다고 해도 “바로 코앞에 병원이 있는데 왜?”라는 생각이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원격강의나 의료는 성공할 수 없다는 반응이 있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대면하지 않는 게 유익한 측면이 있다, 한 병원이 모두를 수용하지 못한다는 것을 학습했기 때문에 이번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국가가 왜 존재하는지

이럴 때 보여줘야 한다”

전병조 = 기본소득 등의 콘셉트는 진보 논리라고 생각해왔지만 이번에 트럼프가 먼저 조치를 내놨다. 긴급 대응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그걸 내내 지속할 수는 없다. 지금 금융시장은 자금 공급을 통해서 쇼크 맞은 사람을 살려 놓는 정도다. 그런 긴급 대응은 규모로 보면 커도 좋다. 사실 돈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것이다. OECD 국가 중 이탈리아는 십 년째 경제가 똑같다. 성장이 없는 경제로 부채만 140% 올라갔다. 반면 한국은 41% 수준이다. 적어도 이런 사태가 상당 기간 간다고 한다면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가 왜 성장을 하는가? 왜 그동안 성장이 필요했는지, 국가가 왜 존재하는지 이럴 때 보여줘야 한다. 적어도 2년 정도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취약계층이 무너지지 않도록, 극단적으로는 재정부채가 늘어나더라도 지원해야 한다. 이때 쓰라고 있는 것이다. 우리 국방비 매년 50조 원을 쓴다. 전쟁이 발생해 사람이 죽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누가 전쟁을 하겠는가. 과감한 조치가 필요하다. 이걸 저소득층 지원책으로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경제정책이며 경기부양책이다. 경기 부양은 예산을 편성하거나 성장을 시키거나 세금을 감면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1년에 50조 원씩 100조 원을 쓰더라도 우리나라 부채가 2% 늘어나는 정도에 그친다.

“혁신 투자에

자금이 더 들어가도록 해야”

전병조 =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기존 산업 구조를 개편해야 할 때이다. 적어도 30% 정도는 국내 생산 기반을 가져가야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스마트 공장이다.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을 재빠르게 가져가야 한다. 우리 인프라와 차별적 경쟁력을 경제력으로 끌어올릴 혁신 투자가 필요하다. 병을 잡되 병과 함께 살아가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고, 재난에 대한 과감한 지원을 펼치고, 혁신 투자를 해야 한다.

김희수 = 갑작스러운 경제적 쇼크로 자영업자나 아르바이트 및 서비스업종 종사자들이 우선적으로 피해를 보고, 중소기업의 피해도 크다. 코로나로 인해 직접적 피해 입은 사람 중심으로 지원 이뤄져야지, 모든 사람에게 같은 액수 뿌리면 효과 없다. 지원한 돈이 소비로 이어지지 않으면 효과 없다. 지원에 대한 타겟팅 해야 한다. 미국은 달러를 아무리 찍어내도 피해 없지만 우리는 상황이 다르다. 우리가 비교적 재정적 여유가 있으니, 국가가 빚을 져서라도 어려운 사람을 구제해야 한다. 또 기존의 포퓰리즘적 정책으로 들어가는 재원을 회수해서 사회적으로 필요한 혁신 투자에 자금이 더 많이 흘러갈 수 있게 해 경제 체질을 바꿔야 한다. 코로나19 사태가 일어나기 이전에 이미 우리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OECD 중 최저 성장률을 보였다. 잠재성장률도 상당히 떨어진 상황이고 고령화, 양극화 등의 문제 등을 안고 있는 상황에서 코로나19가 덮쳤다. 어려운 당한 사람을 우선 도와 가면서 미래를 위한 혁신 투자에 과감하게 돈 쓰고, 누수를 막을 수 있도록 타겟팅을 잘 해야 한다.

전병조 = 바우처 지원 방식조차도 할인해 주는 일명 ‘깡 시장’이 형성되더라. 돈을 쓰면 영수증으로 환불해주는 방식을 생각해보아야 한다. 우린 현금영수증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가능하다.

김희수 =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누가 썼는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정치 논리 걷어내지 않으면

위기 못벗어나”

김원수 = 2008년 위기 이후 나라 빚은 안 늘어나지만 개인 빚이 늘어났다. 개인이 흡수할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에서 이 사태가 왔으니 우리 국민들이 받을 충격은 굉장히 클 것이다. 이럴 때 국가가 더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 이걸 할 때 개인들이 느끼는 취약한 부분을 개선해야 한다. 이것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타겟팅을 해서 들어가야 한다. 즉, 준 돈이 돌아야 하는 것이다. 돈이 돌지 않으면 효과가 떨어진다. 아주 세부적인 방식까지 잘 설계돼야 한다. 어느 위기나 그렇지만 탈 정치화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 논리 걷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모든 국가들이 지금 선거라는 단기 사이클 때문에 헝클어지고 있지 않은가. 정치 논리에서 벗어나서 방역은 방역 전문가, 경제는 경제 전문가, 즉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하는 식이어야 한다. 이럴 때 정치권도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 정치 거품을 걷어내고 전문가에게 힘을 실어주자. 우리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협력해서 힘을 모았던 예가 얼마나 많은가. 역량 충분하다.

“75세 이상 노인들도

커뮤니티 안에 포용할 수 있어야”

홍윤철 = 이번 코로나19의 타격을 받은 건 가장 약한 지점이다. 환자가 많이 발생한 곳이 정신병원과 요양병원이다. 이는 사회와 분리된, 섞이지 않는 곳이다. 여기서 질병이 퍼졌다. 사회적으로 돌봄이 일어나지 않는, 사회 속에서 바깥으로 추방된 그런 곳에서 문제가 터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미래 사회를 얘기하고 새로운 문명을 이야기할 때, 이번 사태는 인간 공동체가 어떻게 가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노인 인구가 빠르게 늘고 있다. 우리가 포용 사회를 이야기하는데, 노인 인구가 같이 사는 사회, 75세 이상도 커뮤니티 안에 들어 올 수 있도록 하면 이런 문제들도 이렇게 터지지 않을 것이다. 공동체 속에서 포용적 사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남의 문제도

돌고 돌아 내 문제가 된다”

김원수 = 위기가 왔을 때 정치논리가 너무 과잉이 되면 포퓰리즘에 쉽게 빠지게 된다. 희생양을 만들어내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세계적 위기 상황에 대응해 나가는 데 있어서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잘못된 속죄양을 만들어서 포퓰리즘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그렇게 가면 안 된다는 것도 가장 잘 말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대응 과정에서 한국은 외국인 내국인 차별 없이 검사를 잘해왔다. 이 바이러스의 가해자는 없다. 다 피해자이다. 그러니까, 잘못된 가해자를 만들어서 돌리려고 하는 포퓰리즘적 추세를 막아야 한다. 국제사회의 조율된 대응이 필요하다. 인간을 중심에 놓는 가치, 거기에 다름을 수용하는 포용성이 핵심이다. 남의 문제니까 모른다는 태도는 틀렸다. 결국 돌아서 나의 문제가 된다. 코로나가 남반구로 가는 것도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도와주지 않으면 결국 내 문제로 돌아온다. 남의 문제도 나의 문제다. 여기서 국제적 연대가 출발해야 되지 않겠는가. 바이러스 위기가 인류에게 주는 가장 큰 교훈은, 그 누구도 이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고, 전 세계가 공동운명체라는 것이다. 이 역할을 국제기구가 해야 한다. UN이 그런 기능이 부족하다면 새로운 기구라도 만들어야 한다. 과거에도 이런 논의가 수도 없이 있었지만, 이 사태가 오니까 글로벌 거버넌스의 부족함이 드러나고 있다. WHO가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어떤 문제가 감당할 수 없는 나라에서 터졌을 때 국제적 도움을 주려면 다른 기구가 이걸 해줘야 한다.

김원수 = 이번 사태는 바이러스가 자연적으로 진화해서 인류에 경고를 주고 있는 것이다. 만약 새로운 기술이 발전해 접근 장벽을 낮춰서 나쁜 목적을 가진 집단이 의도적으로 일으키는 사태가 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이를 대응할 특별 국제기구가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가 의도적인 사태라면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가 된다. 그런데 지금 거기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는 공백 상태다. 그 부분에 대한 논의도 시작해야 한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번 바이러스로부터 얻은 교훈을 통해 다른 가능성에 대한 대비도 해야 하는데, 이는 현재의 국제기구 체제를 훨씬 넘어서는 것이어야 한다. 문제점을 지적해 국제 사회의 관심을 환기시키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자고 주장하는 것을 한국이 가장 좋은 위치에서 말 할 수 있다.

“핵심 생산품 30%는

국내에서 해야”

전병조 = ‘감춰진 축복’을 다시 한번 얘기하고 싶다. 무역 부문에서의 블레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동안은 미국 중심의 국제사회 질서가 성립됐는데, 중국의 부상으로 2강이 등장하면서 미국이 자기가 만들어 놓은 질서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자신이 만들어 놓은 질서를 깨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상황 발생으로 그 같은 흐름을 더 강화시키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은 언제나 다시 올 수 있다. 핵심 산업에 대해서는 국제분업적 이익 관점보다는 우리의 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제는 더 이상 이익을 따라서 즐기는 시절은 끝났다. 다운사이징 리스크에 대해 이렇게 절실하게 느꼈던 적이 없다. 30%는 우리나라에 본체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산업 구조 측면에서도 우리의 주력 산업들이 많이 따라잡혔다. 기술특허만 보면 한국은 3위로 만만치 않다. 이번 기회에 거품을 걷어내고 우리가 보유한 리소스를 혁신 산업에 집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글로벌 밸류체인에 대한 재검토도 필요하다. 제조 역량의 유지를 위해서는 과거의 것을 디지털 전환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또 저가 대량생산식의 모형은 끝났다.

“중국 의존도 줄이는 데

국제공조도 생각해보야야”

김희수 = 중국이 자유 무역을 하고 경제 성장하면 민주주의가 같이 발전하면서 인권 문제 등의 가치 체계에 편입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지원했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세계의 헤게모니를 주도하겠다고 나오는 걸 보면서 뒤늦은 후회가 나왔다. 트럼프의 대응 방식이 아무 이유 없이 나온 것이 아니다. 중국에 대한 우려는 공화 민주 양당에서 모두 하는 상황이다. 이번 코로나를 통해 자국 생산체계가 주목받고, 공급망 집중으로 드러난 문제 때문에 세계화가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하는데, 그냥 줄이는 것은 세계 경제가 같이 성장하는 것을 어렵게 할 수 있다. 적어도 다른 나라들의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 중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이 다시 어떤 형태의 리더십을 만들어야 하는데, 자유나 인권을 중시하는 국가들 중심으로 단합을 해서 과거 체제를 회복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 이번 사태를 통해 다른 국가들이 중국 같은 체제가 위협에 대처하는 데 더 효율적이라는데 공감하면 더 큰일이다. 자유로운 무역체제 하에서 복잡한 문제를 더 효율적으로 잘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둘째는 우리 국내적 시스템을 잘 갖춰 놓은 후 우리가 얻은 교훈을 세계의 가장 좋은 최고의 운영방식(best practice)으로 만들어 가는 게 중요하다. 이를 기초로 국제 협력의 중요성을 세계에서 주도해 나간다면 내실이 있을 것이다.

“원격수업을 정규과정으로 수용해야”

김희수 = 일하는 방식도 옛날로 돌아가진 않을 거다. 강력한 학습 효과를 체험했기에 과거로 돌아가진 않겠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새로운 비대면 문화로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은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비대면의 필요성을 못 느끼는 환경이다. 재택근무는 아마 대기업과 화이트칼라, 전문직 중심으로 확산될 것 같다. Zoom 등을 통한 원격회의가 이뤄지고, MS 등에서 제공하는 솔루션이 많이 커졌고 개선되며 확산되고 있다. 실제 가격이나 편의성 측면에서 관련한 툴의 개발이 많아질 것이고 비대면의 활용이 촉진될 것이다. 이를 통해 사회의 효율성이 높아져야 한다. 전염병에 대한 대비도 하고, 교육 과정에서도 원격교육을 정규 과정으로 수용하고, 원격 의료가 이뤄지는 등 중요한 사회 부문에서 이 같은 시스템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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