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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리포트] 현대 러시아 권력엘리트와 대외정책 결정과정 연구

장세호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 HK연구교수)

2017.01.24

제목: 현대 러시아 권력엘리트와 대외정책 결정과정 연구
저자: 장세호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 HK연구교수)
No.2017-04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012년 12월 국정연설에서 “21세기 러시아의 발전 방향은 동쪽을 향하고 있다. 시베리아와 극동은 거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이 잠재력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활력이 넘치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실현이 가능하다”라고 천명했다. 이른바 ‘신동방정책’의 시작이다. 러시아에게만, 그리고 경제적으로만 ‘극동’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국의 ‘대국굴기’와 미국의 ‘아시아 회기’, 일본의 ‘보통국가’화 움직임, 그리고 북한 핵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일대의 긴장을 제고하고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 질서 유지를 위해 우리는 각국의 움직임과 대외정책 변화를 주도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한 나라의 대외정책 결정과정을 이해하는 첩경 중 하나는 그 나라의 정책결정 주체들, 즉 권력 엘리트의 구성과 작동방식을 이해하는 일일 것이다. 이 보고서는 바로 이런 의도와 맥락에서 기획되고 진행됐다.

본 연구는 지난 25년 간 현대 러시아가 걸어온 체제전환 경로와 그 동학(dynamics)이 빚어낸 현재적 모습을 행위자(주체)적 관점에서 파악하고 분석해보기 위한 시도이며, 앞으로 러시아가 걸어갈 미래의 모습을 전망해보려는 시도이다.

제2장. 소련 노멘클라투라 체제의 실체와 문제점

노멘클라투라 체제는 평등한 사회를 지향했던 소련사회 내에 역설적으로 존재했던 지배계급과 그 재생산체제를 의미한다. 하지만 1690년대 이후 지배계급의 정치적·도덕적 방임과 기회주의적 태도, 초기의 건강성을 상실한 폐쇄적 엘리트 충원구조, 그리고 이를 견제하고 자정하는 정치적 메커니즘의 부재 등은 소련 해체의 중요한 원인으로 분석됐다.

제3장. 러시아 권력엘리트와 변화과정

러시아 권력엘리트의 변화는 ‘외부로부터의 엘리트 순환’이 아니라 ‘권력 엘리트 내부 그룹 간 경쟁’ 방식으로 진행됐다.

‘실로비키’(siloviki)가 엘리트 파벌로서 독자적인 노선을 강화하면서 이념형 엘리트로 전환을 시도한 점과, 2011~2012년 러시아 대중이 보여준 기존 체제와 권력 엘리트에 대한 정향 변화는 추후 러시아 정치변동에서 주목해야 할 요소다.

제4장. 러시아 권력엘리트의 특성과 충원과정

내각 및 대통령행정실 고위 관료를 기준으로, 현대 러시아 권력엘리트는 대체로 1) 모스크바와 중앙연방관구 출신으로 2)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서 법학 또는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3) 40대 후반 혹은 50대 초반 남성으로 유형화됐다. 대내·대외 인식 측면에서는 1) ‘제국의식’으로부터 ‘민족주의’로 이행, 2) 미국과 서방에 대한 불신과 ‘반미주의’의 지속적 확대, 3) 내부적 위협 요소에 대한 상대적 민감성, 4) 크림 병합 이후 반서방 정서와 강대국주의 강화 등의 특성이 관찰됐다.

제5장. 현대 러시아 대외정책의 본질과 정책결정 구조와 특성

푸틴 3기 정부는 다극화된 국제사회에서 러시아가 독자적 축을 담당하기 위한 내적 역량 제고와 대외환경 조성을 전략적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신(新) 동방정책’이 가속화되고 있다. 러시아의 대외정책은 대체로 대통령, 대통령 행정실장, 연방보안국장, 안보회의 서기, 국방부 장관, 외무부 장관 등이 참여하는 이른바 ‘토요회의’에서 결정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외정책에 영향력이 큰 권력엘리트의 인적 구성은 실로비키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전망

첫째, 실로비키를 주축으로 한 러시아 권력엘리트 체제는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실로비키를 중심으로 한 러시아 권력 엘리트는 체제전환 과정에서 사라진 소련 노멘클라투라 체제의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둘째, 중·장기적 관점에서 현 엘리트 체제의 균열과 침식 가능성 또한 면밀히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장세호 교수

주요 경력
2010년 - 현재: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 HK연구교수
2010년 - 현재: 한국정치학회 회원
2010년 - 현재: 한국국제정치학회 회원
2011년 - 현재: 한국동북아학회 회원
2012년 - 현재: 한국슬라브학회 회원
2013년 - 현재: 조선대학교 민주화운동연구원 전임연구원
2013년: 한국정치학회 한국-러시아 학술교류 특별위원회 간사
2014년: 한국슬라브학회 연구이사
2016년: 한국슬라브·유라시아학회 편집이사

연구 성과
논문: “2008-2014년 러시아 선거제도 변화 연구,” 『슬라브학보』, 29-3, 2014. 외 17편
저서: 『한국 슬라브학 30년사: 과거를 돌아보며 미래로 향하다』, 한울아카데미, 2016(공저).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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