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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인사이트] 러-중의 프리모리예 프로젝트는 달릴 수 있을까

관리자

2018.09.07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3차 남북정상회담 일정이 9월 18~20일로 확정됨으로써 남북 관계 개선을 다시 한번 기대하게 되었다. 남북 관계는 비핵화와 떼려야 뗄 수 없다. 그럼에도 비핵화의 종속변수인 것만도 아니다. 우리 정부도 남북 관계 진전과 비핵화가 서로를 견인하는 선순환 구조라는 기본 인식을 분명히 하고 있다. 비핵화 진전 상황을 지켜보면서도 한반도 전체를 시야에 넣는 다양한 차원과 수준의 모색이 지속해서 이뤄질 필요가 있다.

한반도 연결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력과 함께 철도다. 4월 남북정상회담에서도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도로 현대화가 포함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를 제안했다.

남북한 철도 사업은 남한과 북한의 협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의 협력 또한 필수적이다. 특히 한국은 현재 진행 중인 러시아 ‘프리모리예 프로젝트’에 주목해야 한다. 프리모리예 프로젝트는 러시아 극동 지역과 중국 동북 3성 주요 항만을 육로와 해상으로 연결하는 러-중 합작 복합 물류 인프라 프로젝트다. 한국이 프리모리예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바로 프리모리예2 노선 때문이다. 장춘-지린-훈춘-자루비노로 이어지는 프리모리예2 노선은 2016년 중단되었던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개와 한국의 ‘신(新) 북방시대’ 정책 실현에 중요하다. 그러나 프리모리예 프로젝트는 러-중 간 국가급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양국 상황과 이해관계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다.

프리모리예 프로젝트 현황

러시아는 2012년 극동개발부 창설을 시작으로 극동 지역 개발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으며 제도 정비도 서두르고 있다. 프리모리예 프로젝트는 그중 하나로써 국가 및 연해주 지역 경제성장 기여, 극동 지역 물류 경쟁력 제고, 국제 협력 강화, 러시아의 아태지역 경제 통합, 극동러시아-바이칼 지역 경제 사회 발전을 목적으로 2017년에 기본계획을 승인하였다.

프리모리예 프로젝트는 프리모리예1, 프리모리예2로 구분되며 활용에서도 차이가 난다. 프리모리예1은 중국에서 블라디보스톡을 거쳐 러시아 서부지역 및 유럽으로 가는 화물 수송이며 (중국)하얼빈-무단장-수이펀허-(러시아)포그라니치니-블라디보스토크-보스토치니항이 기본 노선이다. 프리모리예2는 중국과 러시아 지역 간 화물 수송 및 한국과 일본의 화물 수송을 목적으로 하며 (중국)장춘-지린-훈춘-(러시아)크라스키노-자루비노항을 기본 노선으로 한다.

프리모리예1은 중국의 헤이룽장성과 러시아 연해주를 연결하는 프로젝트로 도로, 철도 건설 및 개보수 작업과 국경검문소 현대화를 포함하고 있다. 공사 단계는 2016~19년(1단계) 약 100억 루블(약 1억 5천만 달러), 2030년~(3단계) 약 1,350억 루블(약 20억 1500만 달러)의 투자가 계획되어 있다. 2016년부터 시작된 인프라 시설 투자로 2017년부터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2017년 프리모리예1을 통해 운송된 화물 컨테이너 물동량은 7,542대로 2015년 242대였던 것에 비해 31배 증가하였고 2030년까지 곡물 2,300만 톤, 컨테이너 화물 2,200만 톤 증가로 물동량이 약 4,500만 톤에 다할 것으로 예상한다.

프리모리예2는 2018~19년에 집중적으로 기반시설이 건설될 예정이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성과가 없는 상태이다. 프리모리예2는 2016~19년(1단계) 약 1,400억 루블(약 21억 달러), 2020~29년(2단계), 2030년~(3단계)로 인프라시설 투자를 계획했지만 3단계에 대한 자세한 계획과 투자 역시 미비한 상태이다.

프리모리예 프로젝트에 대한 러-중 간 입장

프리모리예 프로젝트는 러시아보다 중국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은 동북 3성 지역 중 동북 1성(랴오닝성)만이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중국 남부 지역과 한국 등을 향한 해양 물류 루트 개발이 필수적이다. 동북3성의 물자를 가장 가까운 중국 내 항구인 다롄항을 이용해 중국 내륙이나 인접국가로 운송할 경우 다롄항까지의 거리는 1300km이다. 그러나 프리모리예2가 완성되면 중국 훈춘에서 러시아 슬라뱐카항까지 200km, 프리모리예1과 2를 이용할 경우 포그라니치니-블라디보스토크 항까지 약 240km, 훈춘-자루비노 항까지 약 130km로 대폭 줄어든다. 또한 중국 전체 경제 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동북 3성 경제성장률이 2014년부터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중국 전체 성장률을 밑돌고 있어 동북 3성의 경제 침체 회복을 위해서도 프리모리예 프로젝트는 중국에 더 절실하다.

이에 반해 러시아는 국내 안보, 경제 문제로 프리모리예 프로젝트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중국 동북 3성에는 1억 명이 넘는 인구가 분포하지만, 러시아 연해주 인구는 200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 연해주 국경이 열리는 데 대한 부담이 있는 것이다. 또한 러시아는 2014년부터 재정수입이 감소하면서 극동 개발에 할당된 정부 예산이 2014년 1240억 달러에서 100억 달러로 축소되었다. 이에 관련 기업들도 투자를 피하고 있어 인프라 개발에 진척이 부재한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원의 러시아극동연구팀이 프리모리예1 프로젝트의 시발점인 중국의 쑤이펀허와 러시아의 포그라니치니를 방문한 결과 중국의 쑤이펀허는 현대적인 역 건물과 세관, 도로, 호텔, 보세구, 무역센터 등 러-중 무역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추었지만 포그라니치니는 버스터미널 외에 제대로 된 물류 기반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차이는 프리모리예 프로젝트에 대한 러-중의 각기 다른 견해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프리모리예 프로젝트 협력 필요성

프리모리예 프로젝트가 러-중의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지만, 한반도 철도가 정상화 될 경우 프리모리예 노선은 한반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극동 러시아와의 협력은 북한의 개방 유도, 신(新)북방경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추진, 동북아시아 지역 안정 등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따라서 한국은 경제 내적으로는 물론 경제외적 측면에서도 프리모리예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정부 차원에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자루비노 항을 활용하여 중국 동북지역과 한국 간 화물의 이동 거리, 시간, 비용 등을 단축할 수 있다. 터미널 운영 및 통관 등의 부문 개발 참여를 통해 향후 프리모리예2 노선을 통한 화물 운송 시 주도권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자루비노 항 개발 참여와 함께 북한의 나진까지 연결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한다. 자루비노항 개발은 2016년에 중단되었던 나진-하산 프로젝트 재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남북 관계 개선과 송영길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의 북한 나선 경제특구 방문으로 남-북 철도가 재조명된 만큼 러시아 프리모리예 프로젝트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또한 프리모리예2 프로젝트의 참여는 한국의 신북방경제 실현에 중요하다. 한국의 신북방경제는 북한과 끊어진 육로와 바닷길을 잇고 남북, 동서로 물류를 연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조선·항만·북극항로·가스·철도·전력·일자리·농업·수산 등 9대 협력을 뜻하는 나인-브릿지와도 연계된다.

프리모리예 프로젝트가 실질적인 진척 없이 답보 상태를 거듭하고 있지만 러시아 프리모리예 프로젝트는 한국과 한반도 미래에 중요하다. 한국의 이익을 위해 러시아에 직접적으로 프리모리예 개발에 대한 압력을 가할 수는 없지만 9월 11일부터 있을 동방경제포럼과 같은 국제무대에서 프리모리예 프로젝트 협력에 대한 선택적, 차별적 접근이 가능하도록 정부 차원의 방법 모색이 필요하다.


<참고>
보고서

서종원·한은영, “프리모리예 국제운송회랑 개발 현황 및 협력 방안”. 한국교통연구원 동북아ㆍ한연구센터 동북아북한교통물류 이슈페이퍼4호, 2018.2.
조영관, “극동러시아 항만 물류 인프라 개발과 한국의 협력 방안”.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2016.9.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미래전략연구본부 국제물류연구실, “KMI 극동러시아 동향 리포트”, 2016.3.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물류연구본부 국제문류연구실, “KMI 극동러시아 동향 리포트”, 2017.2.

기사
동아일보, 남-북-중-일 “연해주를 잡아라”, 15.12.21
파이낸셜뉴스, “‘나인브릿지’로 북한 거쳐 대륙 연결… 지도위의 꿈 현실로”, 18.6.20
한겨례, “중-러 잇는 열차를 타고, 남북까지 달릴 날을 상상하다”, 18.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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