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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브리프]러시아의 도시문제

김성진 (덕성여대)

2018.01.03

프로젝트: 국내 5대 협력연구기관 공동기획 - 세계 싱크탱크 동향분석

제목: 도시 문제 (4)러시아 - 러시아의 도시문제

저자: 김성진 (덕성여대)

No.2018-004


여시재는 국내 5대 협력연구기관과 공동기획으로 세계 싱크탱크를 중심으로 한 각국의 현안과 주요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의 주제는 ‘각국의 도시문제 현황 및 대응방향’ 입니다. 이번 주제에서는 국가별 도시들이 당면한 상황과 과제들, 구체적으로 고속성장과 과밀집, 고령화에 따른 공동화 현상 등에 대해 알아봅니다. 또 각국이 도시문제 해결을 위해 어느 부분에 중점을 두고 도시 정책을 진행 중인지 살펴볼 것입니다.



도시는 사전적으로는 마을이나 촌락보다 넓고, 인구가 많으며, 더 중요한 지역을 의미한다. 물론 더 중요한 지역이라는 것은 다양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도시는 단순히 인구밀집한 지역이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과학기술, 역사, 그리고 철학은 반영하고 있는 종합적인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는 역사적으로 정치, 경제, 종교/문화, 교통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으며, 근대에 이르러 지리상의 발견과 산업혁명, 그리고 종교개혁과정을 통해 중앙권력으로부터 자치권을 확보하는 새로운 정치적 단위로 탈바꿈되었다. 근대국가 성립과정에서 도시는 전통적인 기능과 함께 새로운 질서를 모색하는 ‘시민’들의 정치적 기반이었으며, 도시의 형성과 중앙 권력과의 관계는 동서양 민주주의를 비교ㆍ분석하는 단초가 되기도 하였다. 근대화 시기 인구의 도시로의 이동은 도시화라고 하는 현상을 만들어냈으며, 이는 “농업을 주생산력으로 하던 사회에 근대 공업이 출현하고, 발전ㆍ확산되면서 농업인구가 비농업인구로 전환되고, 이들을 수용하는 공간 구조도 상응하게 바뀌는 과정”으로 이해되었다(박인성 2016).


도시의 발전은 국가발전계획과도 깊은 연관성이 있다. 산업화와 노동력의 집중은 새로운 도시를 탄생시키면서 산업 발전과 자원 개발의 근간을 형성하였다. 이런 면에서 도시화는 산업화 혹은 근대화와 맥을 같이하고 있다. 그러나 탈산업화과정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처럼 도시는 경제적 기능성과 함께 친환경 건축, 녹지조성, 자전거 길과 같이 인간의 삶과 미래에 대한 철학적 기반과 지향을 담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지향은 인구이동과 도시 집중에 따라 발생하는 많은 문제와 도전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대규모 인구가 밀집되면서 주택, 의료/보건, 상하수도 등 공공서비스의 원활한 제공이 하나의 도전이 되었다. 또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인구의 유입과 집중으로 익명성의 증가와 인간관계의 변화에 따른 다양한 문제들, 즉 청소년문제와 인종 간 갈등, 사회규범의 변화와 범죄문제, 환경문제 등은 새로운 사회적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 이러한 도전들은 마천루와 상하수도 시설, 의료/보건 서비스, 교통/통신망 개선, 행정/경찰력의 정비 등의 변화를 초래하였다. 결국 도시화는 근대화와 산업화 그리고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각종 도전에 대한 대응을 반영하고 있는 역사적 발전과정이며, 한 사회가 가진 물적, 정신적, 사회적 자산, 그리고 창의력을 동원해 문명의 총합을 만들어내는 혁신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의 도시화 


이러한 변화는 러시아의 경우에도 외예는 아니며, 소비에트시기를 거치면서 서구의 발전과는 다소 다른 성격이 더해졌다. 러시아의 도시발전에서는 산업화정책에 급격한 도시화, 인구이동통제에 기초한 발전, 특수목적 소도시의 발전, 그리고 도시기능을 보완하는 다차(dacha, 여름별장)가 특징적인 양상이라고 할 수 있다. 


첫째, 러시아의 도시화는 2010년 인구조사에서 총인구의 7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할 정도로 높은 수준으로 진행되었다. 소련연방차원의 첫 총인구조사인 1926년의 인구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사회주의공화국(RSFSR)의 총인구는 100,981,233명이며, 도시인구는 17,442,655명으로 도시인구는 총인구의 17.3%에 불과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도시인구는 급속한 산업화를 거치면서 급증하였다. 1959년 총인구조사에서 도시인구는 52.9%로 총인구의 50% 이상이 도시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러한 비율은 1979년 69.3%로 증가했으며, 1989년 조사에서는 도시인구가 1억 명을 넘어 총인구의 73.6%에 이르렀다. 가장 최근에 실시된 2010년 총인구조사에서는 약 1억 4천 3백만 명 가운데 도시인구는 약 1억 5백만 명으로 총인구의 73.7%에 달하고 있다.




[표 1] 러시아 도시인구의 변화 (단위: 명)

(출처: 러시아 총인구조사 결과, http://www.demoscope.ru/weekly/ssp/census.php?cy=3)



러시아의 경우 도시화 과정은 소비에트식의 산업화 및 자원개발과 맞물려 진행되었으며, 도시 확장과 도시 수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러시아의 독특한 발전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표 2] 주요 도시의 인구 증가(1959-2010)   

1) 1959년 총인구조사 (단위: 1천명), 2) 1959년 인구대비 비율(%)



예를 들어 1959년 인구조사에서 인구가 약 5백만 명이었던 모스크바는 2010년 약 1,150만 명 규모의 도시로 성장하였으며, 상트페테르부르크 역시 약 290만 명에서 490만 명 수준의 도시로 성장하였다. 대체로 러시아의 경우 많은 도시들이 1.5-2배 가까이 인구가 증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도시 수 역시 급증하였다. 


또한 1959년 러시아 도시의 수는 총 876개였으나, 2010년 1,100개로 증가하였다. 1959년의 경우, 인구 50만 이상인 도시가 14개, 인구 10만-50만 명 미만인 도시 78개, 인구 3만-10만 미만 도시 77개, 그리고 정착촌 수준의 3만 명 미만 소도시가 707개였다. 이는 2010년 인구 50만 명 이상인 도시 37개, 인구 10만-50만 명 미만 도시 127개, 3만-10만 명 미만 도시 351개, 그리고 3만 명 미만 도시 585개로 변화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지난 50여년 간 인구 50만 명 이상 도시 수와 3만 명 이상의 도시가 급격히 증가했으나, 3만 명 미만의 소도시 수는 1959년의 82% 수준으로 감소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러시아에서 나타나고 있는 도시화는 1990년까지의 소비에트시기에 급속하게 진행되었다. 1980년대 중반이후 도시인구가 72%대를 넘어서면서부터는 러시아의 도시인구는 완만한 증가를 보이고 있으며,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 급속한 도시인구 비율 증가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도시인구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그림 1] 도시인구비율 (비교자료: 세계은행 자료에 기초해 작성)



둘째, 러시아의 도시화는 인구에 대한 엄격한 통제 속에서 진행되었다. 짜르시기는 물론 소비에트 시기동안 인구이동은 통제되었으며, 산업화의 시기에서도 작업장에서의 노동수요를 고려한 통제가 가해졌다. 이러한 통제는 전반적으로 도시화 수준보다는 도시의 규모와 분포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Becker  et al, 2012: 4). 특히 소비에트시기동안 국내여권제도에 따라 거주지 등록과 여행자 등록제도를 실시했으며, 소비에트시기에 발급된 국내여권은 소련 해체이후인 1997년까지도 발급되었다. 소비에트시기의 인구이동에 대한 통제는 정치적 통제수단일 뿐만 아니라, 경제개발과정에서 부족한 노동력을 재배치하는 전통적인 수단 가운데 하나였다. 이러한 방식은 브레즈네프시기에 이르러 인센티브와 순환노동방식이 도입되면서 다소 변화되기는 하였다. 이 과정에서는 자원개발이나 전략물자 생산을 위해 소규모의 도시를 건설하고 북부지역과 시베리아, 극동지역과 같은 오지에 근무할 경우 1.5-2배의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과 함께 주택 분양에서 우선권을 보장해줌으로써 노동력을 확보하고자 했으며, 이를 통해 북부와 서부지역내 소도시를 운영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발전과정은 도시의 지리적 확산과정을 통해서도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의 도시화과정은 지리적으로도 러시아의 유럽지역에서 보다 일찍, 그리고 보다 큰 규모로 도시화가 진행되고, 이러한 양상이 동부로 확산되어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북부지역과 극동지역의 경우 이러한 발전은 지극히 제한되었다.




[그림 2] 러시아 도시 인구, 1897-2002 (출처: Census 2002, in Becker  et al, 2012: 8 재인용)



셋째, 러시아의 도시화는 인구밀집지역의 경우 다른 국가들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었으나, 사회주의적 통제가 가능한 상황에서 특정목적을 위한 소규모 도시나 정착촌들이 발전하였다. 도시들이 이는 러시아에 전략물자나 군수공장 등을 위한 폐쇄도시(closed city)나 자원지역이나 오지에 정착촌 형태의 소규모 도시가 많은 만들어진 데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1979년에 실시된 총인구조사에 따르면, 도시형 정착촌(urban type settlement)는 약 2,040개에 달했다. 이들 정착촌 거주 총인구는 1천 2백만 명에 달했으며, 개별 정착촌의 인구는 많은 경우부터 약 43,000명 규모였으며, 작은 경우는 168명에 불과했다. 2010년 총인구조사가 실시될 무렵에는 이들 도시형 정착촌이 1,277개(총 약 780만 명 거주)로 감소했으며, 이 가운데 인구가 1만 명 이상인 도시는 200여 곳에 불과했다. 


폐쇄도시의 경우는 대체로 군사/원자력관련 목적의 도시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위와 목적은 법령에 의해 정해진다. 대다수의 폐쇄도시는 1990년 이후 해체되거나 1993년 법령에 따라 일반 도시형정착촌으로 그 지위가 변경되었으나, 현재 40여개의 폐쇄도시가 존재하며, 약 150만 명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도시는 약 75%가 국방부관할이며, 나머지는 국영원자력에너지회사의 관할이다.


러시아의 특정목적에 기반한 도시들은 경제환경의 변화에 따라 큰 영향을 받게 되며, 이는 지역적 요구로 발전하기도 한다. 물론 이러한 특정산업에 기반한 도시는 소규모 도시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사회주의 분업에 기초한 산업입지정책에 따라 소비에트시기에 산업이 지리적으로 특화되면서 러시아 전역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러한 특정산업에 기초한 도시들은 시장경제 체제에서 비교우위가 있을 경우 경제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농업, 임업, 석탄 등 경제성이 낮거나, 금과 보석, 원유와 가스 등 경제적으로 비교우위가 있더라도 나머지 필요한 부품과 원자재, 기계, 사회간접시설 확충이나 생활필수품 등을 외부에 의존할 경우 생활비나 물가가 높거나 생필품 부족 등의 문제를 겪게 된다. 


특히 이러한 도시들은 소비에트시기동안 공공서비스를 관련 기업이 제공하거나 대부분의 비용을 부담해왔으나, 시장경제화와 원가개념이 들어오면서 이들 기업의 공공서비스 영역에서의 철수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이러한 문제는 1990년대 초반 개혁과정에서 지방도시에 커다란 재정적 압박이 되었으며, 공공시설 확충과 공공서비스의 원활한 제공은 도시와 지방행정단위의 큰 과제로 부상하였다.


러시아의 도시화과정에서 나타나는 또 다른 특징은 도시와 ‘다차’(dacha)의 연결이다. 여름별장인 ‘다차’는 러시아 도시가지는 자급자족적 성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으며, 변화를 겪으면서도 여전히 생활의 중요한 일부를 차지하고 있는 역사/문화적 요소이다. 다차는 18세기 피터대제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알려지고 있다. 다차는 이미 19세기부터는 귀족사회에서는 보편화되었으며, 소비에트시기에 ‘평등’에 대한 강조 속에서 일반대중에게 접근기회가 주어졌으며, 흐루시쵸프시기에 이르러 일반시민들에게도 다차가 허용되었다. 다차는 ‘별장’이기도 하지만 이와 동시에 가정에서 필요한 채소를 얻는 자급자족체제로 발전하였으며, 다차의 존재는 1990년대 개혁과정에서 국가공급체제가 붕괴되고 시장이 발전하지 않았던 혼란기에서도 러시아의 도시는 물론, 러시아가 위기를 버텨낼 수 있었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에서 러시아의 ‘다차’는 지리적으로는 떨어져 있지만 실제로는 도시인 속에 함께 하는 도시의 자양분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화, 도전, 그리고 대응


급속한 도시화는 러시아에서도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러시아 여론조사기관인 레바다센터(Levada Center)는 이와 관련해 2009년 1월, 2011년 11월, 그리고 2013년 7월 18세 이상 모스크바 거주 성인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모스크바 문제점 상위 15가지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였다. 


설문조사의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의 다수는 중앙아시아와 북코카서스지역으로부터의 이주민 유입을 가장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아시아와 북코카서스지역으로부터의 인구 유입이 문제라는 인식은 2009년 39%, 2011년 44%, 그리고 2013년 55%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2010년 총인구조사에 따르면 모스크바 인구는 1,150만 명으로 1959년 대비 약 2.3배 증가했다. 이러한 인구 증가는 국내이주는 물론, 인접국가로부터의 유입에 기인한 것이다. 2013년 자료에 따르면, 모스크바와 모스크바주에 약 150만 명의 이주노동자가 등록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60만 명만이 노동허가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수치는 불법이주노동자를 포함할 경우 약 3백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The Moscow Times, 21 February 2014). 이주노동자의 유입은 일자리 부족 및 범죄 증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두 번째로 지적된 문제는 공공요금의 상승이다. 이는 소비에트시기부터 지속된 공공서비스에 대한 정부보조금이 감소하면서 실질적 부담이 늘어난데 따른 것이다. 이를 문제로 지적한 응답자는 2009년 45%에서 2013년 43%로 다소 감소하였으나, 여전히 전체적으로는 그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세 번째 문제는 교통체증으로 2009년 42%에서 2013년에는 38%로 다소 하락하였다. 이어 높은 기본물가(2013년 35%), 낮은 임금(29%), 높은 주택가격(27%), 약물과 알코올 중독(22%), 의료진과 의료시설 부족(22%), 주택부족(17%), 낙후된 도로(17%), 빈부격차(17%), 홈리스(17%), 차량소음과 배기가스(16%), 낙후된 공공시설(15%), 그리고 주차시설 부족(15%) 등이 문제로 지적되었다(The Moscow Times, 21 February 2014).


이러한 응답은 2013년 8월 다게스탄인의 모스크바 경찰에 대한 공격과 2013년 10월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아제르바이잔 이주노동자로 추정되는 사람에 의한 러시아계 청년의 사망 사건에 이은 민족주의자들의 폭력시위 등 일련의 사건의 발생이 영향이 강하게 미쳤던 것으로 보인다. 지속적인 외국인 유입 증가는 모스크바에서 외국인 혐오범죄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지나친 민족주의 발호나 외국인 혐오 범죄를 비판하면서도 2013년 외국인 노동자 고용이 불필요한 경제영역 설정 필요성과 이주 노동자의 범죄에 대한 엄격한 법 적용을 강조하기도 하였다(Interfax, 3 October 2013).


도시문제 가운데 주택공급과 낙후된 공공서비스문제에 대한 대응은 이미 2008년 11월의 ‘장기 경제/사회발전개념’(Concept of Long-term Socio-Economic Development in the Russian Federation)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예를 들어 경제/사회발전개념은 제3장 7절에서 구매 가능한 가격의 주택공급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 동 문서는 실제 주택시장이 일부 고소득 가계에게만 접근성이 있다고 지적하고 주택시장에서의 적절한 지원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주택지, 토목/건설, 운송과 사회간접시설 미비 등으로 대규모 주택공급이 어렵고, 이에 따라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와 주택가격 상승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제/사회발전개념은 기존의 주택건설도 대부분 수요자의 부담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사회발전개념은 정부가 현대적 주거기준을 마련하고, 주택건설에 새로운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주택의 대량공급을 지원하고, 도시계획에 따라 기능과 효용 외에 미적 특징을 고려한 새로운 모습의 도시와 마을을 건설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도시문제로 지적된 다른 문제들 가운데 도시개발과 발전이 필요한 영역의 개선도 새로운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 무엇보다 푸틴 대통령은 2012년 8월 메드베데프 총리, 소비야닌(Sergei Sobyanin) 모스크바 시장 및 쇼이구(Sergei Shoigu) 모스크바 주지사 등이 참여한 가운데 모스크바의 지리적 확대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교통은 물론 사회적 서비스의 확충을 요구하였다. 이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다면적 고려, 면밀한 재정 계획과 엄격한 감독, 그리고 모스크바 시민들의 생활수준 향상에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를 강조하였다(http://en.kremlin.ru/events/president/news/16256). 


도시개발의 문제는 금융과 재정 등 제도적 지원을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과 생활 만족감 향상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과도 고려해 진행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016년 5월 건설 및 도시계획발전국가위원회의를 주재하는 자리에서 2014년 약 8천 4백만 평방미터, 그리고 2015년 약 8천 5백만 평방미터의 주택을 공급했으며, 이 과정에서 지난 5년 간 모기지론이 주택 건설의 약 60%와 소형주택 건설의 약 90%를 담당했다고 언급하였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가정을 위한 주택프로그램’(the Housing for Russian Families Programme, 이하 주택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더 성공적으로 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하였다(http://en.kremlin.ru/events/president/news/51926). 


건설 및 도시계획국가위원회의 주택프로그램은 주거환경을 개설할 필요가 있는 특정 카테고리에 속한 시민들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1 평방미터당 주택 단가를 낮춤으로써 주택구입 부담이 적은 주택을 보다 더 많이 제공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주택프로그램의 기준은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인접지 주택 시장가의 80% 수준이면서 1 평방미터당 35,000루블 이내의 가격인 이코노미급(economy-class) 주택이며, 25-40세의 임금소득이 있으면서 생활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는 사람, 그리고 본인과 가족의 소득과 함께 주택융자나 모성지원금(maternal fund) 혹은 다른 형태의 국가나 시 정부의 지원으로 이코노미급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주택프로그램은 2014-2017년의 기간동안 약 2,500만 평방미터의 주택 건설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각각의 건설프로그램은 건설 목표 가운데 이코노미급 주택을 1만 평방미터 이내(인구 10만 명 이내의 극동지역 도시에서는 5천 평방미터 이내)에서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택프로그램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의 기간동안 3단계가 추진될 예정이다. 


도시의 다른 문제들과 관련해 푸틴 대통령은 2016년 12월 연방의회 연설을 통해 도시발전문제는 도시의 역사적 외관을 보호하면서 현대적 생활환경을 창출하는 것이 중요한 점이라고 강조하고, 도시개발문제가 공무원들의 의견수렴을 통해서가 아니라 길거리, 공원, 체육관, 놀이터 등지에서 시민들의 의견 청취를 반영해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특히 2017년의 경우 약 200억 루블이 도시개발 프로젝트에 투자될 것이며, 예산의 집행과 관련 사업들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데 시민의 참여가 원칙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함께 모스크바와 상트 페테르부르그의 대규모 도로 현대화계획에 대해 언급하면서 2017년부터 이와 비슷한 규모의 도시들에서 유사한 프로그램들이 실시될 것이며, 약 4천만 명의 국민들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푸틴 대통령은 이러한 정부 정책에 따라 2017-2018년 간 최소한 50%의 도로가 현대화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도시개발과 사회적 갈등


그러나 도시개발 노력은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기도 하다. 2017년 3월 소비야닌 모스크바 시장은 모스크바시에 있는 약 4,500채의 아파트를 철거하는 도시개발법안을 제출했으며, 이는 연방의회 독회를 통과하였다. 동 법안은 초기 약 160만 명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8천 채의 철거에서 약 1백만 명이 영향을 받는 규모로 축소된 것이며, 이는 모스크바시 인구의 약 10%에 해당한다(The Guardian, 31 March 2017).


소비야닌이 추진하고 있는 계획은 모스크바의 현대적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소비에트시기에 건설된 주택단지를 대규모로 철거하려는 것으로 향후 20년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철거대상 건물이 포함되는 시기적 범위에 대한 용어가 불분명해 1920년대와 1930년대에 건축된 모스크바의 유서 깊은 건물들이 철거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모스크바시는 철거대상 주민들에게 모스크바시내 다른 지역에 아파트를 제공할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 반대하는 거주자들은 고층아파트보다 저층의 옛날식 아파트를 선호하며, 정부의 재이주정책을 ‘압류’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반발은 사전에 예상하지 못했던 반응이며, 소비야닌 시장이 재건축계획으로 모스크바가 현대적 친환경 도시로 재탄생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한 것과는 상충되는 인식이다.


정부의 도시재개발정책 추진과정은 관료들에 대한 불신, 무능, 그리고 부패에 대한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모스크바 시민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연결되고 시민단체가 참여하면서 2017년 5월 2만 명이 참여한 시위로 발전하였다(The Moscow Times, 29 May 2017). 이러한 움직임은 나은 보상을 통해 비교적 손쉽게 재개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과는 달리, 시민의 사적 영역에 대한 정부의 침해로 인식되면서 새로운 양상으로 발전하는 듯하다. 이러한 발전은 2018년 대선을 앞둔 푸틴 대통령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푸틴 대통령은 철거계획에 대한 지지에서 선회해 ‘아무 것도 시민을 강요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였다(http://carnegie.ru/2017/05/19/demolition-drama-in-moscow-pub-70041).



도시문제와 혁신


도시는 단순한 인구밀집지역이 아니며, 밀집된 대규모 인구를 수용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디자인과 이들에게 필요한 많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서는 의사결정과 집행과정, 침투력과 지원추출 및 동원력을 갖춘 제도장치가 필요하며 익명의 대규모 사람들 사이에 발생하는 이해상충과 이해갈등을 관리할 수 있는 갈등관리기재가 필요하다. 더욱이 이러한 제도와 능력은 정치, 경제, 사회, 과학/기술 환경의 변화에 따라 변화될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제에 봉착함으로써 지속적으로 개선ㆍ발전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는 새로운 가치와 목표, 제도 개선은 물론, 새로운 기술의 개발과 적용이 요구된다. 이러한 과정은 혁신의 과정이라고 할 만 하며, 혁신의 과정은 모두가 모두에게서 서로 배우고 공유함으로써 보다 나은 대안을 발견할 수 있다.


대도시는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주택문제가 악화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도시 주민들은 시외로 이주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은 인구 감소와 만성적 노동력 부족을 겪어왔던 시베리아나 극동지역, 그리고 북부지역 등에서의 인구이동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이들이 이동하는 대도시의 주택부족을 심화시키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투자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미 2012년 모스크바 주택사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APEC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블라디보스톡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계획되어 있는 만큼 비용과 예산을 보다 엄격히 관리할 것을 주문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도전은 정부 차원에서는 주택융자와 관련된 체제의 정비 등 보다 합리적인 기획ㆍ운영시스템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으며, 연방주체나 지방정부 간의 경쟁을 조율하는 과정에서도 보다 합리적인 의사결정방법과 갈등관리 방안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낮은 수준에서의 제도발전과 합리성의 증대를 가져올 수 있다.


이와는 다른 차원에서 정부주도의 도시발전 계획의 수립과 추진은 시민들의 반발을 야기하고 있으며, 이러한 반발과 정책결정과정 참여에 대한 동기 유발은 시민사회의 새로운 발전 가능성에 대한 논의로 발전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17년 3월의 반부패 시위에 이어 5월에 또 다시 대규모 시위가 촉발되면서 이들의 동향을 제한적인 형태의 풀뿌리 민주주의나 ‘뒷마당 주권’(backyard sovereignty) 논의와 연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정부 주도의 정책결정에 대한 반발과 정부의 도시발전계획이 사적 영역을 침범한다는 인식, 그리고 자신의 생활영역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자신들이 더 잘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정부가 관심을 가지지 않는 작은 문제에 대한 ‘정책 클라우딩’ 형태로 발전하면서 정부와의 협력을 이끌어내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하기도 하고, 이를 통해 정부와 시민들 간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단초를 마련할 수도 있다. 


아직은 광범위한 지지층을 결집하고, 정부주도 정책에 대한 시민적 참여요구가 도시 밖으로 확대되어 도시와 도시가 연대하는 양상은 잘 발견되지 않는다. 그러나 서방의 경제재제 속에서 경제적 합리성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통해 경제성장 기조가 나타나고 있는 것처럼 선거를 앞두고 사회문제의 효율적 해결과정에 대한 NGO들의 역할과 기여를 강조한 푸틴의 언급과 맞물려 제한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려는 노력과 생활영역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들이 정치, 경제, 사회적 합리성이 제고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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