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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인재 제대로 키우는 중국 공산당

이광재

2017.01.12

중국의 미래에 대해 희망찬 기대도 많고 비관적인 전망도 많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중국이 아편전쟁 이전까지 2000년 동안 전 세계 최고의 제국이었다는 점이다. 더 특이한 것은 이민족의 침입으로 왕조가 바뀌어도 시간이 지나면 이민족의 땅이 다시 중국으로 편입되어 영토가 점점 더 넓어졌다는 점이다. 1921년 창당해 무려 100년의 역사를 눈앞에 둔 중국 공산당도 마찬가지다. 많은 비관적인 전망들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산당은 덩샤오핑(鄧小平)이래 지도부가 정한 목표를 계속 초과 달성하고 있다. 중국 경쟁력의 원천은 한마디로 ‘엘리트 통치 시스템’이다.


2011년부터 2년간 중국 칭화(靑華)대학에서 공부할 당시 학생 기숙사가 밤 10시에 불을 끄면 불 켜진 복도에 나와서 공부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충격이었다. 베이징(北京)대나 칭화대를 입학하려면 100만 명 중에 50등 정도 해야 한다. 지방 성(省) 급 단위의 명문 대학도 성 하나가 한국 인구 정도이기 때문에 입학하기는 쉽지 않다. 중국에서 공산당원이 되는 사람은 머리를 싸매고 공부하는 엘리트들이 많다. 지(智)·덕(德)·체(體)를 겸비했다고 인정받는 사람들이 공청단(공산당 청년단)과 공산당원(18세부터 가입 가능)으로 활동을 시작한다. 민간으로 엘리트가 많이 가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공산당 간부는 엘리트에서 선발되는 비율이 높다.


중국 공산당이 약 20여년에 걸쳐 엘리트를 철처히 훈련, 성장시키는 과정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지도자 역량을 강화한다.지방-중앙-지방-중앙 근무의 경험을 쌓게 한다. 경제와 사업을 총괄하다가 정치(종합)를 알 수 있는 곳으로 배치되고,이후 다시 사업, 경제부서로 배치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경쟁력 강한 관료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능력이 인정되면 당이 보호한다. 경력관리를 해주면서 지도자로 키워 나간다. 지도자의 성장이 예측 가능해지고 정책의 연속성·안정성이 높아진다.


정책을 집행할 때는 작은 단위 두세 곳에서 시범 실시를 해보고 오류를 체크한 뒤 전국적으로 실시한다.시범 정책이 성공하면 ‘따라 배우기’를 실시한다. 정책과 인물이 함께 성장하는 시스템인 셈이다.


중국인들은 “세 명 이상이 있는 곳엔 공산당이 있다”고 한다. 그만큼 간부 엘리트들이 치열하게 경쟁한다는 얘기다. 엘리트들은 행정부와 사회 각 조직, 그리고 국영기업 등에 고루 파견되며 업적평가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한다. 정량 평가가 기본이고 정성평가도 이루어진다. 심지어 인사 후보 명단을 공개하고 이의제기 기간을 두기도 한다.


한 사람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내용을 전부 관리하는 시스템 역시 우리가 주목할 만하다. 중국에서는 한 사람의 모든 성적, 활동 등이 기록되는 당안(?案)이란게 있다. 이 당안은 본인은 볼 수 없다. 당은 이것을 기초로 데이터에 근거해 인재를 관리한다.


지방의 성장이나 서기들의 박식함에도 놀랐다. 화장품 이야기가 나오면 세계 화장품 성장 추이, 성분, 아모레 같은 한국 화장품의 장점, 기능성 식품과 연계성 등을 자세히 알고 있었다. 그냥 주워들은 지식이 아니라 자세한 통계를 근거로 말하고 있었다. 이런게 가능한 건 공산당의 집단 교육 때문이다. 중국 공산당 간부들은 당교(黨校)를 통해 세계 경제, 세계 군사 안보 동향, 세계 과학기술 동향 등을 교육받고 평가받는다. 주석을 비롯한 최고 지도부도 40일에 한번 꼴로 일명 ‘집체 학습’이라는 집중 학습을 통해 비전과 정책을 공유한다. 사회의 엘리트들을 당의 이름으로 흡수한 뒤 이들을 체계적인 교육과 다양한 업무 경험으로 국가 이익에 부합시키는 엘리트 정치를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시스템은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든다. 첫째, 우리는 적재적소에 쓸 수 있는 국가 인재관리 시스템을 가지고 있는가.정부· 기업·학계·정치·NGO 인재를 망라하는 범 국가적인 인재관리 시스템을 어떻게 구축할 것인가. 둘째, 최고의 엘리트를 어떻게 선발하고 교육·양성시킬 것인가. 셋째, 정책과 인물들이 함께 성장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리고 정책의 안정성·연속성을 확보하여 예측가능한 국정운영 시스템을 만들 것인가 자문해봐야 한다. 이런 물음에 대한 해답을 구해 나가는데 중국 엘리트 시스템은 의미있는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바야흐로 세계는 서구 정당 모델과 중국 공산당 모델이 능력 경쟁 시대로 돌입하고 있다. 서구 정당은 대중에 의해 엘리트가 선출되는 시스템이다. 중국 공산당은 한정된 선거와 추천으로 엘리트가 탄생하는 시스템이다. 어느 쪽이 우월하다 할 수 없고, 장·단점이 모두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 힘은 위대하다’거나 ‘대중은 오늘을 보고, 지도자는 미래를 내다본다’는 두 격언은 모두 맞는 말이다.


이제 두 모델을 넘어서는 새로운 대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넥스트 자본주의, 넥스트 민주주의, 넥스트 세계정부를 어떻게 구축할 것이며 새 질서에 부합하는 새로운 윤리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하는 과제가 지금 우리 앞에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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