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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현장에서 말하는 한국 혁신생태계 진단과 정책 제안

관리자

2017.07.17

제조업 중심 생산체제의 쇠퇴, 사회 양극화 심화, 취약한 안전망 등 한국사회는 경제, 산업, 사회구조 전반에서 불안한 정체기에 놓여있다. 여시재는 이러한 정체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산업부문의 혁신과 사회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사회혁신이 필요하며, 혁신이 일어나는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는 점에 착안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진행한 [혁신 생태계 정책제안 프로젝트]는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 한국 혁신 생태계의 현황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새 정부가 추진해야할 정책과제를 발굴했다. 현장에서 말하는 혁신 생태계 정책 방향을 간략히 소개한다.


여시재는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스타트업, 소셜벤처, 벤처투자자, 비영리 지원단체, 과학기술자 등 다양한 혁신 현장에서 건투하고 있는 혁신가 18인을 만나 혁신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안을 들었다. 이 인터뷰를 통해, 단기적으로는 투자, 인력, 기술 등의 지원 정책도 확충이 필요하며, 장기적으로는 노동, 복지, 교육 등 사회 여건을 더 안정적이면서도 유연하게 변화시켜가는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함을 알 수 있었다.

1. 민간과 유연하게 협력하는 행정체계를 만들자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에서는 공공기관과의 원활한 협력이 어려울 때가 많다. 아직까지 정부와 공무원들은 행정 편의주의나 관료주의적 방식으로 민간을 대하고 있다. 혁신적인 사업에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는 정부기관의 부서나 시스템이 필요하다.” - 이의헌, 소셜벤처 ‘점프’ 대표 (인터뷰 전문보기: 클릭)

“민간이 공공영역에 더 활발히 참여하도록 하는 동기부여와 제도적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일례로 일본 사가현 다케오시 도서관은 민간기업 &츠타야 서점&을 지정관리자로 지정해 운영하면서 인구 5만의 도시에 연 100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 장영화, 교육서비스회사 OEC 대표 (인터뷰 전문보기: 클릭)

2. 규제 체계를 신산업 분야에 맞춰라

“P2P 금융, 휴먼 클라우드 등 융합형 신(新)산업 분야 스타트업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들이 창발한 기술이나 아이디어 등이 규제 정책들에 의해 가로막히는 경우가 많다. 기존 정책들이 혁신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P2P금융 은 고금리 대출을 하는 대부업을 규제하는 대부업법이 적용되는데, 카드론이나 저축은행보다 훨씬 낮은 평균금리 10% 안팎의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업과 똑같이 광고 규제를 받고 있다. 새로운 산업의 등장과 변화에 조응하는 새로운 규제 정책이 필요하다.” - 김성준, 핀테크 스타트업 렌딧(Lendit) 대표 (인터뷰 전문보기: 클릭)

“규제와 인허가 문제 때문에 시장타이밍을 놓쳐서 사업기회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이나 벤처는 새로운 아이디어로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에서 검증을 거쳐 성장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검증을 위한 시범서비스조차 불허되기 때문에 인허가에 매달리다 시기를 놓치고, 허가가 나온 이후에는 시장이 변화하여 필요없는 서비스가 되고 만다. 시장 타이밍을 제대로 잡을 수 있도록 돕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 황승익 핀테크 스타트업 한국NFC (인터뷰 전문보기: 클릭)

3. 혁신 생태계의 추진체는 민간이어야 한다

“스타트업의 성장을 위해 액셀러레이팅 과정은 필수다. 지난 해 액셀러레이터 법안 등이 통과되면서 본격적으로 정부 차원에서 초기 스타트업 생태계를 지원하려는 긍정적인 움직임이 있다. 하지만 법 취지와는 다르게, 자생적으로 문화가 형성되고 있는 액셀러레이팅 영역을 오히려 법과 규제라는 이름으로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추세로 간다면 효과적인 지원체계는 망가질 수 있다. 법이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 아니라 규제와 통제를 위해 만들어진다면 어떤 사업을 하더라도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 것이다.” - 이태훈, 서울산업진흥원 기업투자센터장 (인터뷰 전문보기: 클릭)

“과학기술분야에 있어서도, 우리나라는 이미 미국의 목적형R&D 사업인 SBIR(Small Business Innovative Research)제도, DARPA식 경쟁형 도전적 연구과제 등 여러 제도들 도입했지만 실효성이 미약하다. 근본 원인은 과학기술 연구개발 분야의 자율성이 낮고 정부에의 정책의존성이 크다는 것이다. 과학기술형성과정의 개방화·민주화를 통해, 우리만의 고유한 과학기술혁신 전략을 마련하고 전문 연구관리자(PM)를 키워야 한다.” - 안오성, 항공우주연구원 기획실장 (인터뷰 전문보기: 클릭)

4. 실험하다 실패한 이를 위한 두꺼운 에어매트를 깔자

“혁신의 실험이 개인의 패배로 끝나지 않도록 하는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 새로운 혁신가들이 마음 놓고 뛰어들 수 있도록 하는 사회 여건이 조성되어야 한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젠트리피케이션과 주거비 문제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국민 4명 중 1명은 창업을 포함한 자영업에 종사한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임대차보호법을 강화하여 젠트리피케이션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하고, 사업장보호와 더불어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주택보유나 주거지방치에 대해 과세하는 등 주거비 안정을 도모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 한상엽, 소셜벤처 인큐베이터 sopoong 대표 (인터뷰 전문보기: 클릭)

5. 소셜벤처를 키워 사회문제를 풀자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 방식대로 세금과 같은 공적예산을 쓰기보다는 새로운 방식 도입이 필요하다. SIB(Social Impact Bond), 커뮤니티펀드 등과 같이, 민간이 사회문제-공적사업영역에 진입하여 더 혁신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장려 및 지원이 있어야 한다.” - 한상엽 소셜벤처 인큐베이터 소풍(sopoong) 대표 (인터뷰 전문보기: 클릭)

“소셜벤처에 대한 자금 지원 방안이 다각도로 마련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NPO, 사회적기업 등이 법정기부금 단체와 같이 높은 기부금 세액공제율을 적용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이의헌 사회적기업 점프(JUMP) 대표 (인터뷰 전문보기: 클릭)

6. “모험 투자”를 활성화하자

“국내 모험자본을 운영하는 운용사들은 시장을 개척하는 신생 기업에 대한 투자에 선뜻 나서지 않는다. 투자자(LP)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하려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수익율을 원하기 때문이다.” - 양준철 온오프믹스 대표

7. “실패해도 괜찮아”, 혁신 시도 자체를 장려하는 문화

“과학기술 분야는 길게 봐서도 성과가 안 나올 수 있다. 실험을 10가지를 진행하는데 그게 다 실패 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실패들 속에서 스트러글링(struggling)하면서 도전을 계속하면 하나씩 새로운 발견이 이루어지고, 혁신적이고 새로운 것들이 나올 수 있다.” - 이지현, 생명공학 박사 (인터뷰 전문보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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