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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트럼프 제조업 부활 공약 분석 4. 유럽-“한계에 부딪힐 것”

고주현 / 김동혁

2017.04.16

국제분업 통해 가격 경쟁력 유지, 미국 기업들에 장기적으로 악영향 미칠 것으로 전망

유럽의 싱크탱크들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제조업 되살리기 정책에 대해 대체로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미 제조업 고용 감소의 진정한 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한계에 직면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하다.

첫째, 산업구조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미국 경제의 성장엔진은 전통 제조업이 아닌 서비스산업이므로 제조업 부활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사라진 미 제조업의 일자리 대부분이 기업들의 해외 이전보다 공장 자동화 등 기술 진보에 기인한 측면이 강하다.

둘째, 자국 우선주의 제조업 육성정책은 미 기업들의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악영향을 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미 기업들은 광범위한 국제 분업을 통해 가격 경쟁력과 품질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만약 미 기업들의 글로벌 가치사슬이 생산성이 낮은 자국 중심으로 재편된다면 가격 경쟁력이 약화돼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일례로 현재 보잉사가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조립하는 최첨단 항공기인 드림라이너의 부품 대부분은 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는 물론 일본 등에서 조달된다. 해외생산부품이 항공기 전체 원가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보잉사가 국제 분업에 의존하는 이유는 내구성이 강한 양질의 부품을 국내보다 해외에서 공급받는 게 경쟁력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는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교육 투자 확대를 통해 양질의 엔지니어를 확보하는 근본 정책이 없을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메이드 인 USA’ 정책은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트럼프 정부가 제조업 되살리기 정책을 무리하게 추진해 교역 상대국에 피해를 줄 경우 교역 상대국들도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등 대미 보복에 나설 공산이 크다. 이때 중국·유럽연합(EU) 주요 국가들이 공동 보조를 취하게 되면 미 제조업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특히 트럼프 정부의 국경조정세(BAT) 도입은 교역 상대국과의 마찰은 물론 미국 내 산업(기업) 간에도 갈등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 국경조정세가 도입될 경우 수출기업들은 대규모 감세 혜택을 누리는 반면 대형 유통회사 등 수입업체들은 20%에 이르는 높은 세금으로 인해 큰 타격이 예상된다. 이는 수입은 줄고 미국산 제품의 소비와 수출이 촉진되는 경제적 효과를 기대한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2016년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7490억 달러로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4%에 이르는 상황에서 수입제품에 높은 관세가 부과될 경우 소비자 후생이 감소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

넷째,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법인세 인하 등 제조업 되살리기 정책으로 미국의 재정지출 확대가 이뤄지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긴축통화정책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달러 강세가 초래돼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와 달리 미 제조업의 수출 경쟁력이 약화되는 부메랑 효과가 예상된다.

이상과 같은 여러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자국 중심의 제조업 되살리기 공약은 말처럼 쉽게 실현되기 어려우며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 보고서들은 트럼프의 공약 자체나 그 실현 여부에 대한 것을 다루기보다 미국의 전체 경제정책 기조 변화와 그것이 앞으로의 국제 정치·경제와 러시아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는 내용 중 하나의 하부 분석 단위로 이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의 재산업화 정책들은 그 내용에서 이미 드러나듯이 미국의 산업구조 재편 정도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러시아 전문가들도 이 점을 지적하면서 향후 미국의 대내외 정치·경제 관계 전반에 큰 변화가 나타날 것이고 세계 정치·경제 또한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세르게이 톨카초프는 트럼프의 재산업화 정책의 성패와 상관없이 4차 산업혁명으로 일컬어지는 새로운 산업혁명 시대에 이 영역을 장악하고 강화하려는 미국의 금융·산업집단의 이해를 보장하기 위한 보호정책에 있다고 평가한다. RIAC의 파벨 카넵스키는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이 1950년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시대의 산업·노동정책을 모델로 한 백인 중심의 미국 노동시장 재편정책의 일환으로서 많은 사회적 갈등을 불러올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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