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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시재 좌담: 쿼바디스 아메리카] “과거의 미국은 없다...국제질서 재편 과정서 기회 잡아야”

정리: 이윤서·이성은(SD)

2020.11.06

제46대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그러나 핵심 경합 주에서 펼쳐진 초박빙 승부와 우편투표 급증으로 인한 개표 일정 지연 등으로 선거 며칠이 지나도록 승자를 확정하지 못하는 대혼전 상황이 펼쳐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대적인 선거 불복 소송을 예고한 가운데 사실상 대권 고지를 눈앞에 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꾸리며 새로운 정부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과 인종 차별 문제 등으로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던 미 대선은 마지막까지도 예측불허의 역사를 썼다.


미국 대통령 선거는 단순히 미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뿐 아니라 전 세계 국가들이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중대한 이벤트다. 혐오와 극심한 분열로 양 진영의 적대화가 극에 달한 미국의 혼란 상황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 파급력은 국제 사회 전반에 미친다. 미국은 이번 선거를 기점으로 손상된 리더십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회복하고, 둘로 쪼개진 미국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미국은 어디로 향하는지, 또 한국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지 고민해 본다는 의미에서 좌담회의 제목은 ‘쿼바디스 아메리카’로 잡았다. 좌담회는 바이든이 선거인단 253명, 트럼프가 214명을 확보해 바이든의 당선 가능성이 커진 5일 오전 이뤄졌다.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이었지만, 극도의 혼란과 갈등을 보여주고 있는 미국을 진단해본다는 의미에서 좌담회를 진행하게 됐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박원곤 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국제 정치와 외교 전문가로 최근 여시재가 진행한 찰스 쿱찬 조지타운대 교수와의 대담 등을 진행했다. 정주영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여시재가 미중 무역분쟁의 파장과 한국의 대응과제를 모색하는 연구팀에 함께 하고 있다.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은 전 YTN 통일외교 전문기자로 2013~2016년 워싱턴 특파원을 지냈다.

<좌담회 참석자>

박원곤 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과 교수
정주영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 (전 YTN 통일외교 전문기자)
최원정 여시재 커뮤니케이션실장(사회)


(왼쪽부터) 최원정 여시재 커뮤니케이션실장, 박원곤 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과 교수, 정주영 경희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왕선택 여시재 정책위원

유권자들의 마지막 선택은 코로나 아닌 경제

극명한 분열상…트럼프 ‘의외의 선전’ 주목해야

최원정 = 대선 레이스 초반인 2월 아이오와 코커스 때만 해도 트럼프의 무난한 재선이 점쳐졌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과 조지 플루이드 사건 등으로 인종 이슈가 불거지며 마지막 순간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선거가 됐다. 이번 선거가 갖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박원곤 = 2016년 트럼프 당선 이후 4년 가까이 나타난 극렬한 분열상을 이번 선거에서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미국 정세는 확실히 악화됐다. 이번 선거에 영향을 미친 여러 요인 중 가장 큰 것은 코로나19였다.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가 없었다면 트럼프가 오히려 쉽게 재선 가능한 선거였다. 미국 경제 상황이 좋았고, 특별한 도전 요소도 없었다. 강력하게 떠오르는 민주당 후보도 없었다. 그러나 별안간 코로나19로 전 세계 최대 사망자, 최대 확진자 수를 기록하면서 위기 요인이 주요하게 작용했다.

그럼에도 미국 유권자들의 마지막 선택은 코로나가 아닌 경제가 1순위였다. 또 경제를 비롯해 건강, 오바마 케어 등 여러 의제 안에서 민주당과 공화당 각각의 지지층이 보여준 선호 양상이나 기준이 굉장히 달랐다. 그만큼 분열된 오늘날 미국 정치, 사회 현상이 반영된 선거였다고 본다.

정주영 =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가 의외의 선전을 했다는 점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먼저 분열을 국내·국제 두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고 싶다. 국내적으로 보면 인종차별, 기득권과 그 외 계층에서의 분열, 성소수자 등 내부적 이슈로 인한 분열을 통해 정치적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분열을 조장함으로써 정치인이 정치적 이득을 가져갈 수 있다는 걸 미국 사회가 경험하게 된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이른바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세워 미국의 이득을 중심으로 발생시킨 국제적 분열을 통해서도 정치적 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바이든이 당선이 된다는 것은, 분열을 통해 정치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트럼프가 만들어 낸 현상’으로 종지부를 찍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즉 모두가 화합하는 방향으로, 미국이 세계 최강국으로서 이미지를 굳혀나가겠다는 것을 미국 민심이 보여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왕선택 = 지난 4년과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 양극화가 대체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를 보여줬다. 최악의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이와 관련, 미국 국민들이 왜 저런 선택을 했는지 민심을 정교하게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기득권 세력에 대한 일반, 특히 백인 남성들의 좌절감과 분노가 여전히 강하게 작동했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 이후, 단 1%의 부자가 99%의 이익을 가져가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현상, 이른바 ‘월스트리트를 파괴하라’ 운동이 일어났다. 이번 선거를 통해 기득권층에 대한 분노와 좌절이 여전히 유효한 요소였음을, 미국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에너지를 가진 요인이었음을 알 수 있다. ‘경제’라는 이름으로 포장됐지만, 단순히 미국만의 현상은 아니라는 점을 깊이 살펴야 한다.

9월 29일 두 대선 후보의 첫 TV 토론 (출처: 로이터)

중산층의 좌절감 회복이 숙제

4차 산업의 수혜를 누리도록 해야

최원정 = 분열의 근본적 원인은 무엇이며,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까. 분열을 회복할 수 있을까.

박원곤 = 미국 사회의 분열은 1970년대부터 시작됐다. 미국의 산업 구조가 바뀌면서 1980-90년대를 거쳐 전통적인 제조업이 수그러들고, 동부는 금융, 서부는 실리콘밸리라는 두 개의 축이 생겨났다. 그 과정에서 미국의 경제는 호황인 반면 중산층은 붕괴되기 시작했다. 전통적 제조업 기반이 없어지자 러스트벨트의 중산층이 몰락했고, 미국인의 소박한 꿈이었던 아메리칸드림이 사라지고 말았다.

몰락한 중산층 중심의 분노와 울분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조지 부시 대통령이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에서 시작해 2008년 금융위기까지 분열의 결정적 계기를 연이어 맞았다. 이후 들어선 오바마 행정부는 위기 극복을 위해 대외적으론 외교적 축소·선택적 개입을, 대내적으로는 금융개혁을 이야기했으나 사실상 둘 다 성공하지 못했다. 미국이 쇠퇴하는 과정, 바로 그 지점에 트럼프가 등장했다. 중산층의 울분을 잘 대변했다고 평가받으며 당선된 트럼프는 처음엔 이민자 탓을 하고, 이후 중국 탓을 하며 넘어갔다.

과연 ‘미국의 트럼프’인가 ‘트럼프의 미국’인가. 결코 트럼프의 미국은 아니다. 미국은 이미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었는데 트럼프가 나타나 가속화시켰다고 보는 게 맞다. 트럼프는 원인이 아니라 현상이다.

중산층의 좌절감이 굉장히 깊다는 것, 이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는 전 세계에 주어진 큰 숙제다.

정주영 = 중요한 포인트는 바이든의 공약 중 하나가 중산층을 재건하겠다는 것이다. 중산층 혹은 중간숙련노동자는 이중고를 겪어왔다.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으로 수입 물품이 물밀듯이 들어왔고, 중간 숙련노동자들이 주로 종사하던 제조업 분야에서 실업률이 증가했다. 여기에 기술개발로 고숙련 노동자에 비해 소득 감소가 컸다. 구조적 문제에서 정치적 현상들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어떻게 중산층을 재건해 나갈 것인가. 일단 경제적 측면에선 기술 발전을 통해 중산층을 건강하게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방향을 바꿔 나가야 한다. 그러나 트럼프는 중국을 대상으로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미국의 비교열위 산업을 보호함으로써 중간숙련노동자들에게 새로운 경제번영을 약속했다. 중산층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 셈이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바이든이 내세우는 4차 산업의 재건이 미국이 다시 최강국으로서의 비교우위를 가져가는 동시에 신규 산업의 시프트인(shift-in)을 통해 중산층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기술의 발전을 통해 기존 제조업보다는 4차 산업 업종을 통해 중산층이 혜택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장기적 관점의 근본적인 솔루션이 필요하다.

왕선택 = ‘정치 과정’이란 차원에서 이번 문제를 이해하면 어떨까.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과거에는 오랫동안 엘리트 중심의 정치가 이뤄졌다. 사회∙경제 구조적으로 민중이 국가 정책 과정에 참여할 방법이 없었다. 그저 엘리트가 만든 정책을 받아들일 뿐이었다. 그러다 정치 참여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처음엔 NGO 등 시민운동이라는 방식으로 민중이 엘리트 그룹이 해왔던 역할에 참여하게 됐고, 인터넷으로 급격하게 확대됐다. 국가적 현안에 대해 의견 제시할 수 있게 되었고, 단체를 만들어 조직적으로 저항할 수 있게 되었다. 정치에 반영되지 않더라도 그동안 참여하지 못했던 민중 입장에서 보면 보람 있는 일이다. 지난 20년간 상당히 바람직한 방향에서 발전해왔다. 최근 SNS로 이 같은 흐름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상당히 많은 그룹들이 정치에 목소리를 내고, 정책 결정에 큰 비중을 가지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이 좋다, 나쁘다를 평가할 게 아니라 엘리트에게 독점적으로 집중되던 기능이 민중에게도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현상을 담아낼 제도가 없다는 것을 살펴봐야 한다. 다수가 한꺼번에 의견 표출하는 상황에서 제도적으로 의견을 취합해 실제 반영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책 참여를 원하고, 참여할 수 있는지 전문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도화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반대 진영은 '제거해야 할 해악'으로 여겨

더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로 가는 과정의 시행착오일 수도

박원곤 = 미국은 자유민주주의 선도국가로서 정치 체제의 모델로 자리해왔다. 그러나 지난번과 이번 선거를 통해 모두 다 무너졌다고 본다. 결국 대법원 이야기까지 나오는데, 정치 영역의 일을 법 영역으로 가져가버린 것이다.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건 1806년 이후 미국이 지켜온 전통이 처음으로 깨지는 것이다.

연방제의 핵심은 ‘자유민주주의 기조는 소수를 보호하는 것’에 있다. 이번에 나타난 모습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이뤄진 미국의 자유민주주의가, 미국이 가진 제도가 근본부터 흔들린 모습이다. 앞으로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가 어떤 방향으로 자유민주주의를 가져갈 것인가. 우리가 지금까지 겪어왔던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최선인가에 대한 고민을 던져준다.

미국 대선 당일인 지난 3일, 백악관 주변에 모여든 반(反) 트럼프 시위대의 모습
(출처: 조선일보)

왕선택 = 민주주의의 후퇴가 아니라, 오히려 민주주의가 더 높은 방향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엘리트 독점이 상대적으로 수준이 낮은 민주주의고, 정치 의사 결정이 민중에게도 열리는 것이 더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라고 본다. 이런 발전 상황 속에서 나타나는 시행착오를 어떻게 대응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미국의 과거사를 보면 분열적 행태가 많았다. 1876년 대선 당시 헤이스 후보가 상대당과 협상을 통해 남부 주둔 연방군을 철수하는 조건을 걸고 당선된 바 있다. 이런 사례가 하나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럿 쌓여있다. 지금의 분열 상황은 여러 가지 중 하나라고 보는데,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건 대규모라는 것, 막후 조정이 안되다 보니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큰 틀에선 미국의 정치 수준, 국제사회의 민주주의 수준은 꾸준히 발전하고 있는 게 맞다.

박원곤 = 가장 우려되는 점은 양당 지지자들이 반대 진영에 대해 “상대는 미국에 해악”이라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해악이라는 것은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 상태에서 제거해야 할 대상이다. 이 분열은 2016년 선거부터 깊이 뿌리내린 현상이고, 지난 4년간 심화되었다. 미국이 앞으로 얼마나 잘 극복할 수 있을지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여태까지 미국에서의 선거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이가 분명했고, 미국의 정체성을 담은 문제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중요한 이슈, 심지어 경제 문제조차도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트럼프라는 인물과 그에 반대하는 이들의 선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정책 선거가 아니다. 정책을 중심으로 한 논의의 모습이 드러나지 않는 게 미국의 미래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최원정 = 향후 미중관계의 전개 양상은 어떻게 보는가.

박원곤 = 중국이 부상함에 따라 견제해야겠다는 건 오바마 행정부부터 시작됐다. 오바마의 대외정책은 포용과 압박을 동시에 가져가겠다는 것이었다. 국제사회에서 경제 상호의존성을 강조하면 중국이 책임감을 가지고 들어올 것이라는 게 첫 번째. 이를 통해 중국 정치 체제에 민주주의를 심겠다는 게 두 번째였다. 군사적인 건 미국과 중국 모두 핵보유국이기 때문에 충돌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현재 이에 대한 주류의 판단은 ‘실패’다.

중국 결박에는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다. 중국은 국제 사회에서 이른바 디커플링을 감수하고 가겠다는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 정치적으로도 시진핑의 1인 권위주의 체제가 자리 잡았다. 군사적 측면에선 남중국해, 홍콩 보안법 등 첨예한 이슈가 많다. 지금 중국에 대한 미국 사회의 시각은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강경책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현재 미국 국민의 70% 이상이 중국을 비호감으로 보고 있다. 주류 학계에서도 중국의 등장을 그대로 두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행정부가 바뀐다고 해서 중국과의 관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지난한 싸움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정주영 = 정치적 이유를 생각해 보더라도 중산층은 과거에는 민주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다. 중국의 기술 발전 때문에 비교 열의가 생기며 중산층의 소득이 줄고 일자리를 빼앗기면서 공화당으로 돌아선 것이다. 중간 지지층들의 표심을 얻는 건 어떤 식으로 대응하느냐 고민해야 한다.

보복관세 등은 1차원적 대응 방법이다. 열악한 산업을 보호해나가면서 중산층들의 표심을 가지고 올 것이냐, 시간이 걸리더라도 새로운 산업으로 이동해가며 건강한 재건을 이끌면서 중산층 표를 길게 가져갈 것이냐의 선택 앞에 놓여 있다.

왕선택 = 미중관계를 구조적으로 분석할 때 두 가지 접근이 있다. ‘포용(engagement)'이냐 ‘봉쇄(containment)’냐, 이 둘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미세조정을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지금의 구조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포용정책이 실패했기 때문에 ‘봉쇄’로 돌아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한다. 이런 접근은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못한다고 본다. 모델을 수정해 그 중간에 일종의 ‘고무와 격려' 즉 'encouragement’ 과정을 끼워 넣어야 한다고 본다. 포용과 봉쇄 사이를 왔다갔다 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새로운 회색지대가 있다는 것이다. 포용과 압박이 관여 정책이라면 'encouragement'는 우호와 협력이 이루어지는 상태에서 압박에 조금 더 무게를 더하는 것이다. 일종의 회유 정책이며, 중국의 태도 변화를 목표로 하는 압박인 것이다.
여기서 조금 더 나가면 봉쇄가 되는데, 봉쇄는 상대를 정치.경제적으로 어렵게 만드는 공격이다. 현재 미국의 대중정책은 'engagement'에서 'encouragement'로 변경한 단계이며, 중국 태도 변화를 요구하기 위한 압박이다. 그러나 아직 결론이 안났기 때문에 다시 포용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봉쇄로 돌아가 적대적 공격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포용이나 봉쇄냐, 두 가지 관점으로만 접근하면 상황을 오판할 수 있다. 중간의 회색 지대를 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5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개표 결과에 대해 발언하는 트럼프 대통령 (출처: 연합뉴스)

동맹 결속해 중국 견제...한국의 선택 폭 좁아질 것

우리에게 불리한 판에는 반대할 수 있는 기회 찾아야

최원정 = 향후 대중 정책은 어떻게 변화할 것이며,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박원곤 = 트럼프의 대중 정책은 연속성, 불확실성이 크다. 지난 대선 당선 직후 시진핑을 만나 친구라고 하다가 2018년부터 무역전쟁을 시작했다. 트럼프의 대중 정책은 효과적이지 못했다. 일방주의적 성향을 가졌기 때문이다. 국제 사회의 규범을 지키지 않고 다자주의를 부인했다. 이에 한국을 비롯해 핵심 동맹국들이 들어갈 명분을 찾기 어려웠다.

바이든이 당선되면 상황이 굉장히 달라진다는 걸 알아야 한다. 바이든은 자유민주주의 정상화를 주장한다. 그렇다면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규범 지키는 국가끼리 뭉쳐서 중국을 대해야 한다. 한국도 자유민주주의 국가이자 동맹국이기 때문에 다른 명분을 가지고 바이든의 반중 정책에 동참하지 않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선택의 폭이 더 줄어드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정주영 = 일반적으로 WTO의 다자주의는 무차별을 원칙으로 한다. 회원국끼리 차별하지 말자는 것이다. 중국이 2011년 WTO에 가입할 때 중국의 수입으로 인해 국내 산업 피해볼 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트럼프는 이 조항을 남용했다.

다자주의 체제가 붕괴되었다는 자체가 국제 질서에서 누가 패권을 가지고 갈 수 있느냐에 초점 맞춰진다. 중국이 그런 부분에서 상당히 노력 중이고, 국제기구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바이든은 그 부분에서 국제 사회에서의 미국의 위상을 다시 가져오려 할 것이다. 다자주의에서 다시 어떻게 미국이 위치를 가지고 올 수 있느냐. 트럼프가 했던 조치가 미국의 현상이 아니라 트럼프의 현상이라는 걸 강조하며 제자리로 돌려야 하는 부담을 가질 것이다. 얼마나 빨리, 바이든이 중국 견제 전략을 만들 것인지가 포인트가 될 것이다.

왕선택 = 미중 갈등 사이에 낀 한국이 많이 힘들다. 그러나 그러한 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한국에 유리한 것도 있다. 변화 상황 속에서 유리한 것은 확대하고, 불리한 것 최소화하는 게 미션이지 않을까.

트럼프는 중국 때리기를 대선 전략으로 활용하며 상식을 뛰어넘는 조치를 취했다. 보복관세, 화웨이 강타 등으로 공격했다. 그 가운데 삼성이라는 반도체 기업 입장에서 보면 손 안 대고 코를 푼 상황이다. 한편으로 보면 트럼프의 중국 공략은 한국 기업에 기회와 시간 벌어주는 차원도 있었다.

바이든 당선 시에도 기회는 있다. 바이든의 언급을 보면, 중국 때리기는 지속하겠지만 동맹국과 협의해, 다자주의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에서의 동맹국 협의를 보면 동맹과의 중국 때리기에 한국이 이미 빠질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새로운 국제 질서와 제도를 만들어내는 회의에 참여하는 건 우리에게도 처음 있는 기회다. 바이든 출범 시 새로운 시대에 맞는 다자주의 만드는 회의에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최소한 우리에 불리한 제도는 반대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이 주어지지 않을까.

정주영 = 트럼프 정부에서의 미중 갈등 상황은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면 될지 판단하는 데에는 쉬웠다. 동맹국과 함께 중국을 견제하겠다고 하면 사실 우리가 중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흑자를 누리고 있기 때문에 입장을 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우리가 핵심 소재, 부품에서 리드하는 위치에 있다면 어쩔 수없이 우리 상품 사용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어떻게 빨리 새로운 산업에서 리드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그린 뉴딜 등이 좋은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을까 싶다.

박원곤 = 과연 새로운 다자주의 설계할 때, 미국이 다른 나라의 목소리를 얼마나 넣어줄 것인가가 의문이다. 결국 미국 중심주의, 자국 우선주의라는 가치가 작용하지 않을까. 여전히 바이든이 되어도 경제 정책의 핵심은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가 아닌가. 기대만큼 얼마나 숨통을 틀 수 있을까. 구조적으로 부여되는 제약은 적지 않은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다.

최원정 = 시진핑 중국 주석이 중국 수입박람회 개막연설에서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를 강하게 비판하며 중국의 시장 개방을 더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 개표가 진행되던 시점에 나온 말이다. 어떤 의미로 봐야 할까.

왕선택 = 미중 갈등 과정 속에서 중국의 대응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의 관점에서 보면, 기본 전제는 ‘중국이 미국에 대항해 지도국가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것’이라 진단하는 경우가 많다.


중국의 개인당 소득은 1만 달러다. 6만 달러 수준인 미국에 전면 도전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여전히 중국은 중국 내부의 빈부격차 해소라든지 삶의 기초적인 조건을 맞추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급격한 경제 발전 장기간 지속되다 보니 사회 불안 요소가 너무 다양하다. 지금 중국 지도부는 헤게모니를 잡는 건 엄두도 못 내고, 국내적 체제 결속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본다. 지금 중국의 행동은 국내 취약성에 따르면 불가피한 선택이다.


시 주석의 말도 외부에선 미국에 대항해 위상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국제적으로 일단 단합을 유지하기 위한 과정에서 최고 지도자가 미국 공격에 단호하게 맞서는 이미지에만 초점 맞춘 수준이 아닐까. 실질적 대응 없다고 하더라도 지도자 효과가 있으니 말이다. 시 주석의 말은 시간을 벌면서 그 다음에 실력을 쌓아서 도전하겠다고 해석해볼 수 있을 것이다.

박원곤 = 시 주석의 취임 후 첫 연설 ‘중국몽’에서 명확히 중국이 가진 생각을 보여줬다. 중국의 부상이 아니라 중국의 귀환이다. 수치의 100년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경제정책인 ‘중국제조 2025’가 대표적이다. 일대일로 정책도 그렇고 국제 개발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주도하겠다, 헤게모니를 넓히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중국의 정체성 자체가 완전 변하지 않는 이상 과거의 영광을 찾겠다, 최강국이 되겠다는 입장이 맞다고 본다.

정주영 = 자유무역주의 최대 수혜자는 중국이다. 현재 중국은 GDP 세계 2위고 구매력 평가 1위다. 트럼프 행정부에선 세련된 방법으로 중국 견제하지 않았으나 바이든이 집권한다면 동맹국과 다자주의 체제하에서 중국을 견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이 사회적, 경제적으로 고립될 수 있다. 글로벌 밸류 체인 안에서 중국의 고립은 경제 동력도 많이 떨어진 상황이다. 새로운 동력 찾지 않으면 중국은 패권은 둘째 치고 앞으로 먹거리에도 큰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입장을 잘 취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다. 적극적으로 다자주의 체제 안에 들어가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아니었나.

박원곤 = 중국은 호흡이 길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는 재임 기간이 정해져 있으나 시진핑은 얼마나 집권할지 모른다. 개인적으로 중국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바이든보다 트럼프가 낫다고 말한다. 트럼프가 당선되면 당장 4년은 힘들겠지만 그 이후엔 미국이 망가지면서 동맹체제도 무너지고, 그 이후에 중국이 경쟁력을 잡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의 한계이기도, 장점이기도 하다. 한국은 중간 정도의 모델인데 우리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정주영 = 다자주의는 영원할 수 없다는 것, 다자주의를 리드하는 국가가 다자주의를 부정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 가운데 중국이 내놓은 ‘쌍순환 전략’은 자연스러운 생각이다.

왕선택 = 중국의 쌍순환 전략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이게 어떤 태풍을 불어올 것인가 생각을 해야 하는데, 다른 생각도 해야 한다.


권위주의 체제 자체에 약점이 있다. 최고 권력층의 오판을 막을 기제가 없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체제는 논의 과정이 있어 최악의 상황을 피해 갈 수 있지만, 권위주의 특성상 오판에 대한 토론을 막기 때문이다. 쌍순환 전략이 잘되면 태풍이 되겠지만, 그 전략 안에서도 오판의 요소가 많다. 지방정부의 토호세력이 비효율적으로 경제 운영하는 문제가 커질 수도 있다.


중국 역시 취약점이 많고, 내부적으로도 그 점을 알기 때문에 외국과의 협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협력하지 않을 경우 분명 힘든 상황이 생길 것이다. 협력점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

박원곤 = 우려되는 건 중국 인구가 많고, 중진국 함정에 빠질 확률이 크다는 것이다. 경제적 기회가 없어지면 정치적 욕구를 가지게 되고, 공산당이 강한 민족주의 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체제의 위험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그들의 선택은 뭘까? 봉쇄적 정책을 펼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민족주의가 모든 전쟁의 원인이 되었다는 건 우리가 모두 아는 사실이다. 미중 갈등이 심화될수록 우리로서는 환경의 불안정성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

투표 결과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한 4일,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입장을 밝히는 모습 (출처: 로이터)

북한에 대한 시선 바뀌는 변곡점

한미일 안보 협력 강조 통해 북한 조직적 압박

최원정 = 북미 관계는 어떻게 될까.

왕선택 = 바이든 당선 시 오바마 때의 전략적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전망한다. 북한과 대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많은데, 일리는 있으나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다.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일했던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는 과정에서, 당시 대북 강경정책을 펴고 있던 한국의 이명박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한국에 협력하는 차원에서 소극적 태도를 취한 바 있다. 오바마는 적극적으로 전략적 인내를 선택하지 않았다. 바이든의 경우, 오바마 행정부 당시 이란과의 핵 합의를 외교적 업적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북한과도 그러한 업적을 만들 수 있으리라 생각할 수 있다. 좋은 프로그램만 있다면 바이든도 얼마든지 북한과의 협상에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클린턴 행정부도 북한과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당시 조명록 북한 총정치국장이 클린턴을 면담하는 이벤트가 있었다. 이에 바이든 당시 상원의원도 적극적 지지를 표명했었다. 이런 과거를 살펴본다면 바이든이 북한과의 대화를 꺼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 조금 조급한 전망이다.

박원곤 =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2012년을 바이든의 입장에서 북한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는 변곡점으로 볼 수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정책 핵심은 전략적 인내, 적과의 손잡기였다. 쿠바, 이란, 미얀마와도 관계를 개선한 바 있다. 당시 바이든의 발언을 보면 2012년 이전만 해도 북한에 대해 유화적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2012년 이후 시선이 바뀌어 ‘북한은 독재 국가’라는 등 강력한 언어들이 나오기도 했다.


이번 대선 토론에서도 보았듯 트럼프와 바이든 사이에서도 북한 문제가 가장 먼저 언급됐다. 2012년 219 합의 이후에 북한을 신뢰할 수 없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이다. 바이든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결국 그 안에서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가져오기 위해선 민주주의가 확산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소련의 붕괴가 가장 중요한 교훈으로 남아있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대선 캠프에는 외교안보 분야에만 전문가가 2,000 명, 워킹그룹은 20개나 된다. 군축 그룹 같은 경우에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군축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하나는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에 대해서도 기후변화, 핵 비확산 등에서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그만큼 북한을 조직적으로 압박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결국 북한한테 달려있다. 북한은 미국에 새로운 행정부가 들어서면 이른바 간을 보다가 도발하는 패턴을 반복해왔다. 때문에 이번에도 도발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선거가 끝나면 미국에겐 북한이 핵심 관심 사안이 아니다. 3중고를 겪어 온 북한은 시간이 많지 않다. 본인들에게 시선을 돌리려면 도발밖엔 방법이 없다. 개발 중인 대륙 간 탄도미사일을 테스트하기 위해선 일단 쏴봐야 하기도 하다. 북한이 고강도의 도발을 한다면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바이든의 대북 정책은 강경으로 갈 수밖에 없다. 그러면 북한의 타격 방향은 남한으로 갈 수 있다. 북한은 최근 명분을 열어놓고 있다. 지난 25일 김정은이 갑자기 모든 것을 유예한다고 말한 것도 일례다. 오히려 한국과 관계를 긴장 국면으로 이끌며 안정적으로 미국을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부는 그 부분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왕선택 = 북한에 달려있다는 의견에 일리가 있다고 보지만, 결국 그 다음 단계는 한국에 모든 것이 달렸다고 생각한다. 권위주의, 독재주의 체제는 오판 가능성이 높고, 북한은 외교 안보 현안에서 오판에 의한 실패 경험이 많은 국가다. 북한 내부에서도 오판에 대한 두려움이 큰 상태다. 그런 취약성 때문에 비공식적 상황에선 한국 정부와 대화가 가능하다면 제안을 수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가 새로 들어서는 미국 정부와 공조하고, 북한과의 물밑 대화 구조를 잘 구성한다면 우리가 외형적으론 빠져있지만 북미 협상 구조를 만드는데 동참할 수 있다. 미국이나 북한은 의외로 소극적, 수동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고 우리 정부가 더 분발해야 한다.

박원곤 = 미중 갈등이 북한과의 관계에 많은 영향을 줬다. 지금 북한 입장에선 북미실무협상에서 미국과의 대화 장벽을 높여 놨다. 그 입장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미국 정부가 최소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우리 정부도 여태까지 모든 방안을 취했으나 북한은 응하지 않았다. 남북 관계를 북미 관계 아래에 두겠다는 생각이 분명해진 것이다. 중국이 뒤를 봐주고 있다고 해석된다. 미중 갈등이 심화될수록 북한의 활동 공간은 더 늘어날 것이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은 북미 관계 개선이다. 그러면 평화가 올 확률이 높다. 그러나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이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노력해야겠지만 남북 관계 해결로 풀 순 없을 것이라 본다.

왕선택 =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 이와 유사하게 한중, 한일 관계까지 모두 같이 좋아지는 상황에서 평화 체제가 구축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코어 역할은 한국 정부에 있다.

지정학적 요소 고려한 유연한 정책 필요

국제질서 만드는 과정에 주도적 역할해야

최원정 = 이번 선거 이후 한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가장 주력해야 하는 부분은 무엇일까.

박원곤 = 지금의 국제질서, 세계질서는 1945년 이후 가장 큰 변화하는 시점에 와있다. 미국은 과거의 미국으로 돌아가진 못할 것이다. 결국 미국 일국주의가 아니라 다국주의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세계질서의 변화를 깊이 있고 빠르게 파악하는 게 한국 정부에겐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19세기 말 조선이 겪었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 유연한 태도를 취해야 할 필요도 있다. 특히 남북 관계에서 정책적으로 다소 경직된 경향을 보였는데 유연한 태도를 취해야 할 필요도 있다. 모든 대외정책에서 남북 관계를 가장 우선시하면서 현실적이지 못한 정책이 나오고 이로 인해 국제 공신력을 잃기도 했다. 새로운 미국 정부가 들어선다면 그들과 조율할 필요성도 있고, 이를 전반적으로 어떻게 끌고 갈지 고민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지정학적 위치에 있는 우리의 입장을 고려한 복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왕선택 = 지금은 우리가 외교력을 넓혀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중진국, 개도국의 입장에서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빠르게 파악하고 맞춰나가는 것을 핵심과제로 삼았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이 국제질서를 모방하는 게 아니라 만드는 과정에 참여해 의견을 내고, 독자적 세계관을 가져야 한다는 과제가 생겼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외교 역량도 제도적으로 대폭 확대하는 국가적 차원의 논의, 실질적 예산 반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주영 = 오늘날 우리나라는 경제, 교역 규모 상에서 세계 TOP 10 수준의 반열에 올라있다. 그런 만큼 세계 경제 질서에서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기술은 물론 이번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도 한국이 국제적 사회에서 위상을 갖게 됐다. 국제질서를 우리 이익에 맞게 선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 4년 트럼프 행정부를 통해 배운 것은 동맹국이라 하더라도 자국 이익에 따라 칼을 겨눌 수 있다는 것이다. 영원한 동맹국은 없다. 스스로 생존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진지한 고민 필요한 시점이다.


<좌담회 영상(하이라이트 편집 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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