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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영 전 비서관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는 담백한 글쓰기”

2017.08.09
10:00

 

여시재는 8월 9일 윤태영 전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을 초청해 ‘나와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을 주제로 특별강연회를 열었다. 윤태영 전 비서관은 참여정부에서 연설담당 비서관, 대변인, 제1부속실 실장, 연설기획비서관 등을 역임한 ‘글쓰기 전문가’다.

 

“수영할 때 물에 뜨려면 힘을 빼야 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윤태영 전 비서관은 ‘담백한 글쓰기’를 강조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담백한 글’의 예로 들었다. “당시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취임하게 돼 취임사는 생각지도 않았다. 간단히 기자회견문 정도로 쓴 글을 일부 수정한 것이 취임사가 됐다. 과도하게 욕심을 내면 자칫 내용은 없고 수사만 가득한 글이 된다. 중요한 글일수록 힘을 빼고 담백하게 써야 사람들에게 가볍게 전달된다.”

 

이어 윤 전 비서관은 그가 생각하는 글쓰기의 핵심 세 가지를 소개했다. “우선, 생각이 많아야 쓸 거리가 많아진다. 남들보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좀더 세상에 관심이 많아야 한다. 2010년에 처음으로 다큐멘터리 원고를 썼다. ‘노 대통령님이 오늘 누구를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나눴다’하는 식이었다. 쓰고 보니 재미가 없었다. 그런데 노 대통령을 수행하며 글을 썼던 이진 작가의 글은 달랐다. ‘검사와 대화를 하는 날 아침, 홍합이 올라간 미역국이 올라왔고, 바깥 날씨는 우중충했다. 이날 노 대통령은 붉은색 넥타이에 감색 정장을 입었다’는 식이었다. 글에 감칠맛이 났다. 구체적인 상황 묘사는 글을 입체적으로 만들었고,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위한 장치로 작용했다.”

 

“나는 하루만에 쓴 글을 이틀에 거쳐 고친다. 글도 조탁이 필요하다.” 윤 전 비서관은 ‘버리고 버려야 좋은 글이 된다’는 점을 두 번째 핵심으로 꼽았다. “칼의 노래에는 기생이 관아 마당에 시체가 되어 나타난 장면이 있다. 김훈은 이 장면에서 충무공의 심리를 3, 4쪽에 거쳐 세세하게 묘사했다. 하지만 퇴고하면서 ‘내다 버려라.’ 한 줄만 남기고 모두 지워버렸다고 한다.” 그는 “오랜 시간 공들여 쓴 글은 버리기 쉽지 않지만 버리고, 버리고, 또 버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셋째로, 역지사지해야 호소력과 전달력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2학년이 내 글을 보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논문이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고등학교 2학년이 내 논문을 보고 이해할 수 있어야 파급력 있는 논문이 되고 대중서로도 활용될 수 있다.” 

 

글로 세상을 바꾸려면 사람들이 이해하고 공감하고 감동하는 글을 써야 한다. 윤태영 전 비서관은 구체적인 지침으로 1) 단문 쓰기, 2) 주장보다는 공감, 3) 논리와 감성의 결합, 4) 과도한 욕심 버리기를 들었다. 여러 종교 경전이 그랬고, 많은 고전과 명작이 그렇게 쓰였다.

 

“글은 세상도 바꾸지만 ‘나’도 바꾼다. 글을 쓰기 위해서는 사안과 생각을 정돈해야 하고 취재도 해야 하고 써낸 내용은 쉽게 잊히지 않아 쓰는 만큼 지식이 많아진다.” 글쓰기는 글을 잘 쓰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글을 잘 쓰려면 책을 열 권 읽는 것보다 반 권 쓰는 게 낫기 때문이다. 그는 “완성도와 상관없이 시작한 글은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그도 그의 글에 매번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후회하는 글도 많다. "댓글에 좌절할 때가 많다. 하지만 글은 세상에 보이기 위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평가를 두려워해선 안 된다. 세상의 평가가 호의적이지는 않지만, 그 엄격한 잣대가 나를 성장시킨다.” 윤 전 비서관은 글쓰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글을 완성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하 전체 강연 동영상

 

 

 

윤태영

약력 : 前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대변인

        前청와대 대통령비서실연설기획비서관

저서 : <대통령의 말하기>, <오래된 생각>, <기록>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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