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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가 인터뷰 08] 한상엽(sopoong) - “창업을 의미있는 과정과 성장을 경험하는 포지티브섬 게임으로 만들어야”

관리자

2017.09.21

사회 혁신의 맨 앞이기에 누구보다 먼저 겪는 어려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저희는 17인의 혁신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우리 사회에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여덟 번째 인터뷰의 주인공은 소풍의 한상엽 대표님입니다. (인터뷰 시리즈는 계속 이어집니다.)

소셜벤처 인큐베이터 소풍sopoong에서 일하고 있는 한상엽이라고 합니다. sopoong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셜벤처에 씨드투자와 인큐베이팅 등을 제공합니다. 소셜벤처들의 조직적/재무적 성장을 돕고, 소셜벤처들이 사회문제 해결에 집중하고 또 지속적으로 사회적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창업을 제로섬게임이 아닌 포지티브섬 게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누구든 일을 하면서 늘 부딪히는 어려움 중에 하나는 자금문제입니다. 창업 후 해를 더 할 수록 투자와 지원은 좋은 성과를 내는 소수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됩니다. 모든 (소셜)벤처들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수 없으며, 모든 소상공인들이 거대한 프랜차이즈 왕국을 건설할 수도 없는 게 현실이죠. 그렇다보니 투자금 등은 늘 성공한 곳에만 몰리기 마련입니다. 창업을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결과적으로 소수만이 성공하는, 소수만이 살아남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의미있는 과정과 성장을 경험하는 포지티브섬 게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양적인 의미의 ‘성공’과 질적인 의미의 ‘성장’을 다르게 평가하고 정의할 수 있는 지표와 기준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런 사회적 가치와 기준이 있을 때 작지만 의미있는 조직들에 많은 지원들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업을 만드는 사람들이 창업가,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사회의 새로운 성장동력은 작지만 강한, 다양한 조직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비영리로 사회 전체의 복지나 분배 효율을 증가시키는 조직들이 창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합니다. 회사를 만드는 사람들이 창업가가 아니라 ‘자신의 업’을 새로이 시작하는 사람들이 창업가입니다. 스스로를 고용하는 지점에서 더 나아가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업으로 삼는 벤처, 소셜벤처, 비영리, 소상공인, 프리랜서 등 그 성격에 따라 초기 지원정책이 수립돼야 하고 아울러, 기존 창업지원예산의 지원 대상도 확대돼야 합니다.

또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 방식대로 세금과 같은 공적예산을 쓰기보다는 새로운 방식 도입이 필요합니다. SIB(Social Impact Bond), 커뮤니티펀드 등과 같이, 민간이 사회문제-공적사업영역에 진입하여 더 혁신적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장려 및 지원이 있어야 합니다.

“젠트리피케이션 해결, 보편적 복지정책 등 인간답게 살기 위한 안전망들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봤을 때 가장 심각한 문제는 젠트리피케이션과 주거비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율은 27%로 OECD 최고수준입니다. 국민 4명 중 1명은 창업을 포함한 자영업에 종사합니다. 이들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임대차보호법을 강화하여 젠트리피케이션 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사업장보호와 더불어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주택보유나 주거지방치에 대해 과세하는 등 주거비 안정을 도모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또한 기본소득 등 누구나 최저 생활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하는 보편적 복지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소득, 시민배당 등 무엇이라 부르든 이 논의는 우리사회가 구성원들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에 대한 시선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을 해야만 소득이 주어진다는 생각은, 노동하지 않은 사람은 먹지도 말라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삶을 규정하는 이 한가지 기준은 너무 가혹하다고 봅니다. 태어난 그 자체로 존엄성을 가진 시민으로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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